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장명확
5.2.8 미경(味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중생들이 색에 맛 들이지 않으면 색에 물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중생들은 색에 맛 들이기 때문에 곧 색에 물들어 집착한다. 이와 같이 중생들이 느낌 · 생각 · 결합 · 식별에 맛 들이지 않으면 중생들은 느낌 · 생각 · 결합 · 식별에 맛 들이기 않으면 중생들은 느낌 · 생각 · 결합 · 식별에 물들어 집착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생들은 느낌 · 생각 · 결합 · 식별에 맛 들이기 때문에 중생들은 느낌 · 생각 · 결합 · 식별에 물들어 집착한다.
비구들이여, 또 만일 색이 중생들에게 근심이 되지 않으면 중생들은 색을 싫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색은 중생들에게 근심이 되기 때문에 중생들은 곳 색을 싫어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느낌 · 생각 · 결합도 그러하며, 식별이 중생들에게 근심이 되기 때문에 중생들은 식별을 싫어하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또 만일 색이 중생들에게 떠날 수 없는 것이라면 중생들은 색을 떠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색은 중생들에게 떠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중생들은 색에서 떠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느낌 · 생각 · 결합도 그러하며, 식별이 중생들에게서 떠날 수 없는 것이라면 중생들은 식별을 떠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식별은 중생들에게서 떠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중생들은 식별을 떠날 수 있는 것이다.
비구들이여, 만일 내가 이 다섯 가지 취한 근간에 대해서 맛은 맛이고, 근심은 근심이며, 떠남은 떠남이라고 여실히 알지 못하였다면, 나는 마라 · 범천 · 사문 · 바라문 등 모든 천신과 인간에게서 벗어나거나 떠나지도 못하고 영원히 뒤바뀜에 머물렸을 것이며, 또한 아뉵다라삼막삼보리를 스스로 증득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비구들이여, 나는 이 다섯 가지 취한 근간에 대해서 맛은 맛이고, 근심은 근심이며, 떠남은 떠남이라고 여실히 알았다. 그래서 나는 마라 · 범천 · 사문 · 바라문 등 모든 천신과 인간 가운데서 스스로 증득하여 벗어나게 되었고 떠나게 되었고 결박에서 해탈하게 되어 영원히 뒤바뀜에 머루르지 않고, 또한 능히 스스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였다.”
그때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