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장명확
5.2.6 분별경(分別經)(3)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꺼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 취한 근간이 있으니, 색 취한 근간과 느낌 · 생각 · 결합 · 식별 취한 근간이다. 비구들이여, 만일 사문이나 바라문들이 ‘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모두 이 다섯 가지 취한 근간을 ‘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다섯인가.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들은, ‘색이 바로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함께 있다’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느낌 · 생각 · 결합 · 식별이 바로 나다, 나와 다르다, 나와 함께 있다’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어리석고 무지한 범부들은 ‘나’가 있다고 생각하며 무명으로써 분별하여 이와 같이 관하며 ‘나의 것’이라는 생각을 떠나지 못한다. ‘나의 것’이라는 생각을 떠나지 못하면 모든 감각기관(根)에 들어가고, 모든 감각기관에 들어간 뒤에는 부딪침(觸)이 일어난다. 여섯 가지 부딪침(六觸)은 입처(入處)에서 부딪치는 것이다.
어리석고 무지한 범부들은 괴롭거나 즐거운 마음을 내고, 그것으로부터 여러 가지 마음을 낸다. 이른바 여섯 가지 부딪침이다.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눈의 촉입처(觸 入處)와 귀 · 코 · 혀 · 몸 · 의지의 촉입처이다.
비구들이여, 의지의 계층(意界)와 법의 계층(法界)과 무명의 계층(無明界)이 있다. 무명의 부딪침에 부딪쳐 어리석고 무지한 범부들은 ‘나’가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내가 가장 훌륭하다, 나는 그와 비슷하다, 나는 알고 나는 본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비구들이여,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여섯 가지 촉입처(六觸入處)에 머무르면서도 무명계를 떠나서 명계(明界)에 태어날 수 있다.
그는 무명계에서 탐욕을 떠나 명계에 태어난다. 그래서 그는, ‘나는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도 아니며,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내가 훌륭한 것도 아니고, 내가 그보다 못한 것도 아니며, 그와 비슷한 것도 아니고, 내가 아는 것도 아니며, 내가 보는 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알고 이와 같이 본 뒤에는, 앞에 일어난 무명의 부딪침이 멸한 후 명(明)의 부딪침이 집기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