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해설서 <부처 되는 공식>의 저자 전재근 박사가 <미디어붓다> 8월 11일자로 게재된 ‘경전의 경구를 깜냥대로 바꿔도 말없는 불교계 과연 정상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와 관련하여 저자의 소견을 출판사 ‘도피안사’를 통해 미디어붓다로 9월 7일 보내왔다. <미디어붓다>는 당시 <부처되는 공식>을 소개하면서 “금강경 잘못됐다는 자칭 선지식들 잇따라 출현”하고 있으며 “기막힌 주장 출판까지 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正邪를 가려 혼란 막아야한다”는 내용의 강한 비판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비판 대상 중의 한 권이었던 <부처되는 공식>의 저자 전재근 박사가 지난 8월 29일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글을 반론을 보장하는 뜻에서 그대로 게재한다. 이를 계기로 생산적인 논쟁이 확대되기를 기대하면서. <편집자>

<저자의 소견 2011.8.29>

1. 비평에 감사한다. 그리고 책 속에는 충격적인 내용들이 담겨져 있고 수궁하기 힘든 것도 있다. 저자 역시 처음 겸우선사의 설법을 듣고는 큰 충격과 많은 회의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비평자는 책 제목만 읽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한다고 팽개치지 않고 끝까지 읽어 보신 것 같아 감사한다. 저자는 과학자이지 불교학자는 아니며 스스로 수련생이라 했듯이 이런 주장도 있으니 불자들 한 번 심각하게 토론해 보기를 바라는 것이 저자 뜻이고 자 잘못을 가리는 것은 불교학자의 몫이라고 했다. 아마도 한 번 더 읽어 보시면 생각이 좀 바뀔 것입니다.

2. 저자는 불교신자이기에 삼보에 귀의하여야 한다고 가르침을 받고 그렇게 지내고 있다. 그 말은 스님이 하는 말은 스님의 말이 곧 ‘부처님의 말로 알고 비판 없이 받아드리라’ 는 것이다. 그러나 스님들 마다 달리 말하니 불교신자는 스스로 알아서 옳고 그름을 가려 내야한다.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가?

3. 불교의 목표는 너나없이 해탈하는 것이다. 그리고 불교의 최대 장점은 유일신교와 달리 신으로 대변되는 개념을 만들어 놓고 그 속에서 안녕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인위적 개념을 깨고 개념이전의 순수함(본성)을 추구한다는데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4. 해탈은 불성을 보는 것인데 그 불성은 곧 각자 속에 들어있는 자성(自性)이라고 했고 해탈을 이룬 것을 깨달음, 견성(見性)이다. 직지인심이면 견성이란 말을 쓰고 있지 않는가. 불성이야 말로 세상 만상을 만들어내고 허물기에 불성이야 말로 창조의 핵심이다. 그래서 실상을 바로 보고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고 그 진실에 맞게 살아간다는 것이 불교 아닌가.

5. 불교에서는 과학을 별로 평가하려고 하지 않지만 진리를 추구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무리 불교를 반대해도 불성 속에서 살며 혜택을 누리는 것이 중생이듯이 스님들이 아무리 과학을 비난해도 과학의 혜택을 받고 사는 것이다. 절에서도 과학의 산물인 전기와 전화를 요긴하게 쓰고 있다. 과학은 물질 만 다루는 것을 주로 하였으나 점점 범위를 확대하여 마음의 영역을 다루는 분야도 있다. 겸우선사도 과학을 탐탁하게 생각하는 분이 아니다. 그는 과학기술이 지구 멸망을 재촉하고 있다고 비판적 태도를 갖고 있었다.

6. 진리는 둘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에 추구하는 진리와 불교에서 추구하는 진리가 같지 않다고 보지 않는다. 오직 틀린 것이 있다면 범위의 문제인 것 같다. 과학은 주로 인간 중심, 물질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반면에 불교는 모든 중생에 적용되는 진리를 추구하고 있다. 다수의 스님들이 불교는 아주 과학적이라 말하고 있다며 오히려 과학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스님들은 과학이 불교적이라고 주장을 해야 옳을 것 같다.

7. 진리는 말로 기술하기 어려워 특수한 기호나 공식을 써서 기술하고 있다. 공식의 종류를 보면 수학공식, 물리학공식, 수리학 공식, 생물학 공식 등 엄청 많다. 공식에 따라서는 초등학생도 쉽게 푸는 공식이 있는가 하면 대 학자도 풀기 힘든 공식이 있다. 공식을 알고 있다 해도 공식을 풀 수 없으면 그것은 공식의 탓이 아니고 공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탓이다.

8. 불교의 진리도 오묘하여 말과 글로 설명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여 격외도리란 말을 사용한다. 하지만 가능 한 점도 있어 부처님 경전이 출현하였다. 경전 마다 성불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조사들도 깨달음을 이룰 수 있는 1000 여 개의 공안(公案)을 내 놓고 있다. 공안도 일종의 공식과 같이 그 공안을 풀지 못하면 그것이 공안의 탓인지 공안을 돌파하지 못하는 자의 책임인지? 모든 경전이 난해 한 것은 글로 형언 할 수 있는 법위 속에서 오묘한 마음을 표현해 놓았기 때문이다. 선승들이 경전을 잘 안보는 이유도 그렇다.

9. 대부분의 경전들이 부처님이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사후에 제자들에 의하여 편찬되었다. 감히 어느 누가 금강경의 문구와 글자에 손을 대느냐? 호통을 치면 곤란 한 것 아닌가! 그는 말과 글이 진실을 완벽하게 설명한다고 믿는 것과 다르지 않다. 불교가 무조건 믿으라는 종교면 모르되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뜻을 바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무조건 비난만 해서야 되겠는가? 경전 문구에 손을 댔다고 비판 하는데, 초등학교, 중, 고등학교에서는 교과서가 절대적이다. 그러나 교과서를 집필하는 학자는 많은 내용을 수시로 정정 한다.

10. 선지식은 나름대로 깨달음을 경지를 맛 본 스님들이다. 그러나 그것이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은 것과 같다고 보는 것은 너무 지나친 기대일 것이다. 내 깨달음, 내 문중, 조사선의 깨달음은 정통이고 너와 너의 종단의 깨달음을 그렇지 못하다고 함은 과연 옳다고 장담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종단은 조계종, 태고종, 천태종 등 수십 개에 이른다. 종단마다 깨달음의 지름길을 제시한다. 또한 종단 속에 만 깨달음의 길이 있고 밖에는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종단마다 소속 스님들을 옹호하는 바람벽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종단이란 것, 승적이란 것에 관심도 없는 적지 않은 스님들이 이룩한 깨달음은 관심의 대상이 못되는 것이 현실이다.

11. 겸우선사의 설법을 다른 부처 되는 공식이란 책을 갖고, 제목이 어떻고, 경전의 문구를 함부로 제 깜냥대로 손을 댄다거나, 한국 불교가 큰 일 날 것처럼 난리를 부리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더욱이 부처님에 대한 불경죄라고 하니 더더욱 그렇다. 자자를 종교재판에라도 회부하자는 협박인가? 부처를 때려 개를 준다, 부처님이 설한 경전을 고름 닦는 휴지라고 한 스님들은 고승으로 추켜 새우고 있으니 어리둥절하다.

12. 비판 중에는 ‘보는 놈을 보라’ 는 것이 잘 못되었다고 한다. 보는 놈과 보이는 놈을 같이 보아야 옳다는 것이다. 그렇다. 그러나 보는 놈을 보기 전에는 따로따로 보이고 보는 놈을 보면 따로 보려고 해도 같이 보인다.

13. 비판 중에는 ‘일념불기처’가 잘못되었다고 한다. 식(識), 상(想), 념(念)의 순서상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생각도 없는 본심에 무슨 상, 식, 념의 순서가 있겠는가? 겸우선사는 ‘식이 곧 자성이라고 했다’고 하는데 그렇게 말 한 적도 주장 한 적도 없다. 선사는 식을 다룬 유식론도 그르다고 한 분이다. 법담 속에 잘 기술되어있으니 다시 읽어 보시기 바란다.

14. 비판 중에는 “무변허공 각소현발”은 기사 내용과 다르다. 다시 살펴보시기 바란다.(107 쪽)

15. 비판 중에는 ‘금강경 사구게에서 비상(비(非相)을 이상(離相)’ 이라고 바꾼 것이 잘 못되었다고 한다. 비상(非相)을 이상(離相) 시비는 책속에 충분이 해설되어 있다. 겸우선사는 이상을 무상(無相)과 같다고 했다. 종전의 비상은 상이란 항시 변화무상한 것이니 눈에 보이는 상은 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항상 한 것은 변함없는 자성 뿐 이란 뜻이다. 겸우선사가 그 정도도 모르고 이상이라 했겠는가? 중생들은 안, 이, 비, 설, 신, 의 에 집착하여 세상을 보니 그 집착을 여의어야 불성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16. 비판 중에는 ‘전념불생즉본심 후념불멸즉불’ 겸우선사의 해석이다. 비판은 자유이다.

17. 비판 중에는 겸우선사의 악견에 말려든 정무선사는 또한 어떠한가? 라고 했는데 조계종 추대한 정무대종사도 엉터리라면 조계종은 또 무엇인가? 조계종이 정무대사에 밀렸다는 말인가?

18. 비판 중에는 겸우선사와 저자를 깜냥이란 말을 써가며 평하 했다. 불심은 하나나 중생이 마음은 무수히 많다. 따라서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의 깜냥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19. 어떤 스님의 비판 중에는 ‘서울대 교수, 서울대 교수불자화회 회장을 지낸 저자가 엉터리 책’ 을 썼다고 한다. 언제는 스님들이 알음알이가 깨달음에 방해된다며 머릿속에 먹물 든 놈들이라고 무시하면서 서울대 교수 운운하며 문제라 함은 식자를 두려워 한다는 소리라 말 밖에 더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