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장명확
5.1 육계(六界)
5.1.1 안내입처경(眼內入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게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한 비구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눈을 내입처(內入處, 감각기관)라고 간략히 말씀하시고 자세히 분별하시지는 않으셨습니다. 눈이 내입처라는 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눈이 내입처라는 것은, 눈은 사대(四大)로 이루어진 미세한 색이어서 볼 수는 없지만, 대상이 있는 것이다. 귀 · 코 · 혀 · 몸 내입처도 그와 같이 말한다.”
그는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의지를 내입처라 말씀하시고 자세히 분별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의지가 내입처라는 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의지가 내입처라는 것은, 마음(心)과 뜻(意)과 식별(識)은 색이 아니어서 볼 수도 없고 대상도 없는 것이니, 의지를 내입처라 하는 것이다.”
그는 다시 물었다.
“이와 같이 세존께서는 색을 외입처(外入處, 인식대상)라고 간략히 말씀하시고 자세히 분별하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색이 외입처라는 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색이 외입처라는 것은, 색은 사대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볼 수도 있고 대상도 있는 것이므로, 색을 외입처라 한다.”
“세존께서는 소리를 외입처라 말씀하시고 자세히 분별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소리가 외입처라는 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소리는 사대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볼 수는 없으나 대상은 있는 것이다. 소리와 같이 냄새와 맛도 또한 그와 같다.”
“세존께서는 촉감을 외입처라 말씀하시고 자세히 분별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촉감이 외입처라는 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촉감을 외입처라 하는 것은, 촉감은 사대와 사대로 된 색으로서, 볼 수는 없으나 대상은 있는 것이므로, 촉감을 외입처라 한다.”
“세존께서는 법을 외입처라 말씀하시고 자세히 분별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법이 외입처라는 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법을 외입처라 하는 것은, 법은 열한 가지 입처(十一入處)에는 속하지 않는 것으로서, 볼 수도 없고 대상도 없는 것이므로 법을 외입처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