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4.4.6. 누진경(漏盡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어떤 비구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서서 여쭈었다.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아야 차례로 빨리 번뇌가 다 하게 되겠습니까?”

그때 세존께서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덧없음을 바르게 보아야 한다. 어떤 법이 덧없는가? 눈은 덧없는 것이다. 색과 눈의 식별과 눈의 부딪침과 눈의 부딪침을 연하여 생기는 느낌, 즉 괴로움 느낌 · 즐거운 느낌 ·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도 덧없다고 관찰하여야 한다. 귀 · 코 · 혀 · 몸 · 의지도 그러하며, 이와 같이 법과 의지의 식별과 의지의 부딪침과 의지의 부딪침을 연하여 생기는 느낌, 즉 괴로운 느낌 · 즐거운 느낌 ·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도 덧없다고 관찰하여야 한다. 비구여,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 차례로 번뇌를 다 하게 된다.”

이때 그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예배하고 물러갔다.

비구가 말한 경은 이와 같다. 다른 것은 다음과 같다.

“어떻게 알고 어떻게 보아야 차례로 일체의 맺음을 다하고, 일체의 결박과 번뇌 · 상번뇌(上煩惱) · 맺음을 끊고, 모든 흐름을 끊으며, 모든 굴레와 집착 · 부딪침 · 덮개 · 얽매임 · 번뇌 · 갈애 · 의지를 끊으며, 삿된 견해는 끊고 바른 견해를 내며, 무명(無明)을 끊고 명(明)을 낼 수 있겠습니까?”

“비구여, 이와 같이 눈은 덧없는 것이라고 관찰하여라. ······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면, 차례로 무명(無明)은 끊어지고 명(明)이 생길 것이다.”

이때 그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고, 기뻐한 뒤에는 예배하고 물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