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대 호주국립대 펜실베니아주립대 강의실에서 증명된 불교개론서
인간의 존엄성은 불교에서는 역사적인 인물인 고타마 붓다와 불교전통 속의 성자들에 의해 입증된 것과 같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인간의 능력에서 나오는 것 같다. 붓다는 인간 잠재력의 생생한 기념비이다.(p.392)
이 책은 런던대, 호주국립대, 펜실베니아주립대 등 영어권 대학에서 불교 강의용 교재로 사용된 불교개론서다. 그 용도에 따라 각 파트별 ‘이 장에서 다루어진 주요 주제들’, ‘알아야 할 요점들’, ‘토론을 위한 질문’ 등의 형식을 제시한다. 이런 형식은 그동안 불교개론서를 읽어온 한국의 불교인들에게는 아주 낯선 형식일 것이다. 특히 기존 개론서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대사회의 제 문제에 대해 불교적 해석과 시각을 함께 제시한 이 책은 석학들의 불교 강의 현장에서 오랫동안 이어온 경험의 산물이기도 하다. 이 책을 쓴 프레비쉬 교수는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 종교학부 교수로 35년간 봉직하며 불교 관련 100여 편의 논문과 20여 권의 책을 저술한 영어권 불교학계의 가장 존경받는 교수 중 한 명이다. 공저자인 데미언 미온 교수는 영국 런던대학에서 불교윤리학을 담당한 석학으로 〈불교윤리학저널〉 발행을 주도한 인물이다.
‘역사적 붓다’의 밝혀지지 않은 행적에 관한 문제는 ‘역사적 예수’를 찾는데 직면하는 문제와 비슷하다. 붓다가 죽은 이후 몇 세기 안에, 유통된 여러 가지 단편들과 이야기들로부터 전형적인 전기가 종합되었고, 높은 수준의 문학적 창작물로 보전되었다. 그러나 가장 초기의 이야기들조차 많은 부분이 윤색되었고, 역사적 실재를 가리는 성인전(聖人傳)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p.59)
후계자는 누가 될 것인가? 아난다 존자가 이에 관해 명확히 물었을 때 붓다는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붓다는 결코 자신을 승단의 지도자라고 여긴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비구들은 자기 자신을 귀의처로 삼고[自歸依], 법을 자신의 섬이며 피난처로[法歸依]41, 계율(사원의 규범)을 스승으로 단단히 붙잡아야 한다고 했다.(p.84)
이 책의 〈붓다〉 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지금 현존하는 증거들에 기초해서 ‘역사적 인물로서의 붓다’의 일대기를 구성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붓다의 일생에서 ‘중도(中道)’라는 개념은 얼마나 방향타가 되는 원칙이었는가?”
“초기 문헌들에 전하는 붓다의 초자연적인 세세한 일화들은 현대의 독자들이 붓다를 종교적 스승으로 받아들이고 감사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장애가 되는가?”
한국의 불교인은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얼마나 있을까. 이 책 〈붓다〉 장에는 던진 이러한 종류의 질문들은 이 책 전체 각 장의 주제별로 배치된다. 이런 질문들은 각 주제를 더 연구하고 학습하는 계기를 만들어낸다. 이 책에서 그 정답은 직접 보여주지 않으며, 정답을 찾기 위해서 독자들은 책을 읽으면서 계속된 의문을 품어야 한다. 나아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이런 의문은 새로운 질문으로 나아간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 지속적으로 확장하도록 여러 장치를 배치한다.
사원의 소명은 더이상 금욕적이지 않았고, 고행주의와 쾌락주의 사이의 ‘중도(中道)’에 대한 붓다의 가르침을 강조해 나갔다. 이는 실로 이루기 어려운 대단한 진전이었다.(p.123)
칙령을 통해서 본 아쇼카 왕의 다르마의 내용은 본질적으로 재가불자에게 해당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는 다르마는 “적은 죄와 친절함, 자유, 진실함, 그리고 청정함의 많은 선업으로 구성된다.”라고 말한다. 아울러 평화로움, 신심, 종교적 인내, 열의, 부모와 스승에 대한 존경, 예의 바름, 자비, 감각의 통제, 그리고 평정심과 같은 도덕적 덕성을 국민에게 권장하면서 아버지처럼 충고한다. 사성제(四聖諦)를 상세히 설명하는 것과 같은 전문적인 불교 교리는 언급하지 않는다.(p.162)
〈상가〉를 다루고 있는 장에서도 이 책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초기 불교공동체가 어떻게 유행 생활에서 정주 생활로 변화했는지, 상가의 소명과 사원에서의 소임, 공동체로서의 상가의 생활, 상가의 규범인 율장의 내용을 핵심적인 자료를 근거로 군더더기 없이 보여준다. 나아가 붓다 당시의 상가가 이후 지역적 확장을 거쳐 어떻게 세계의 불교로 연결되었고, 현대 사회의 제 문제에 상가가 어떤 방법으로 응답해야 하는지 그 맥락을 집어준다. 이런 특징은 〈명상〉의 장에서 초기의 명상인 테라와다 불교의 명상과 대승불교의 명상, 딴뜨라불교의 명상을 비교하며, 현대 사회에서의 명상으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가를 설명하는 데에서도 나타난다. 이런 역사적 맥락 바탕으로 한 주제별 접근은 국내 다른 개론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통합적 사유의 기술 방식이다.
숙고의 상태에서 나올 때, 명상자는 결가부좌한 다리를 풀기 전에 먼저 이렇게 생각한다. ‘절대적 관점에서 볼 때 이 모든 사건들은 본질이 없으나, 관념적 실재 안에서 그것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는 사람들이 모든 것이 실재라고 생각함으로써 그로 인한 온갖 슬픔을 경험하는 어리석음에 대해 가엾게 여기는 대연민심을 일깨운다. 그 자신은 실재를 보지만, 대연민심으로 자신의 통찰력을 모든 중생들에게 베풀기 시작한다.(p.244)
미국의 불교도에 의해 미국의 생태불교(eco-Buddhism)의 근본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환경론자들에 의해 실제로 전통이 어떻게 해석되었는지가 중요한 지점인데, 이안 해리스(Ian Harris)의 의견에 따르면 “생태불교란 이름으로 포장된[假裝] 다른 것들이 많다. […] 분석해 보면, 스피노자의 철학, 광적인 뉴에이지(New Age) 신앙과 극도로 선별된 불교와의 불안한 동행이 드러난다.”라고 했다. 참여불교가 단기간에 실용적이고 조직적인 측면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들의 신앙, 수행 및 가치가 불교신행의 참된 표현임을 입증해야 한다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p.398)
군국주의는 또한 근대에 불교 집단이 적극적으로 일본 민족주의를 지지했던 증거이기도 하다. 선종과 정토종은 1937~1945년 중국과의 전쟁에서 재정 지원을 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카 각카이(創價學會)를 제외한 대부분의 불교 종파들은 일본의 연합국에 대한 전쟁을 지지했다. 유명한 선사들은 열렬한 전쟁 옹호자가 많았으며, 젠[禪] 불교 사원은 일본의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이 폭탄이 장착된 비행기를 몰고 자살 공격을 감행하기 전에 심리적 안정을 찾는 곳이었다.(p.422)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현대불교〉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불교개론서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 주제인 서양의 불교, 참여불교, 생태, 윤리, 복제, 전쟁과 테러, 젠더 등 현대 사회의 가장 첨예한 주제를 현재의 불교적 시각으로 풀어낸다. 사실 이런 관점은 어쩌면 불교를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관점이지만, 지금껏 국내의 불교개론서는 이런 관점을 근대 이전에서 멈추면서, 현재의 삶에서 불교가 보여줄 수 있는 지혜를 살피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이 주는 장점은 현대 사회의 제 문제를 불교가 어떻게 접근하고, 불교의 안목으로 풀어줄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묻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불교의 탄생부터, 붓다의 생애, 다르마, 상가, 불교의 역사, 교학과 수행의 변천, 명상과 현대의 불교를 통합적으로 다루면서 접근하고 있다. 또한 서구에서 이미 100년 전에 산스크리트 어와 빨리 어 등의 경전 번역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주요 대학에서 불교연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은 세계 불교 연구의 동향에 낯선 한국의 불교인들에게는 당혹감도 줄 것이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총 179개에 이르는 역자의 각주다. 역자의 꼼꼼한 각주는 하나의 저작물이라고 이야기해도 될 정도로 원저작물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 또한 아직 국내 불교개론서에서 소개된 적이 없는 〈빠알리어 삼장〉, 〈중국 한역 대장경〉, 〈티베트 대장경〉의 각 목록은 불교를 연구하는 초학자들에겐 유용한 자료이다.
불교 강의 ∥ 출판사 어의운하
저자 찰스 S. 프레비쉬 ∥ 판형 145*21
528쪽 ∥ 정가 : 23,000원
저자 : 찰스 S. 프레비쉬Charles S. Prebish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 종교학부의 교수로 35년간 봉직하며 100여 편의 학술논문과 20여 권의 저서(공저, 편역서 포함)를 집필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유타주립대학교(Utah State Univ.) 찰스리드 센터(The Charles Redd) 종교학부의 첫 번째 석좌교수를 역임하면서 종교학 연구 프로그램들을 주도했다. 현재는 펜실베니아주립대학의 명예교수이자 유타주립대학의 명예석좌교수다. 국제불교학회(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Buddhist Studies)의 간사를 역임했고, 미국 학술원의 불교 분과(the Buddhism Section of the American Academy)의 공동 창설자이다. 저서로는 불교학의 고전적 저작으로 꼽히는 《Buddhist Monastic Discipline》(1975)과 《Luminous Passage: The Practice and Study of Buddhism in America》(Univ.of California Press, 1999)를 비롯하여, 《American Buddhism》(Univ. of California Press, 1979), 《Religion and Sport: The Meeting of Sacred and Profane》(1993),《A Survey of Vinaya Literature》(Routledge, 1994), 《Historical Dictionary of Buddhism》(Scarecrow, 1993), 《Buddhism: The American Experience》(Journal of Buddhist Ethics Online Books, 2003), 《The A to Z of Buddhism》(Wisdombooks,2014), 《An American Buddhist Life: Memories of a Modern Dharma Pioneer》(Sumeru Press, 2011)가 있으며, 공동 편역서로 《Buddhism; a Modern Perspective》(PennState, 1975), 《The Faces of Buddhism in America》(Univ. of California Press,1998), 《Buddhism and Human Rights)》(Curzon, 1998)와 《Introducing Buddhism》(Routeledge, 2006)이 있다. 프레비쉬 박사는 서양 불교 연구를 불교학의 한 분야로 자리잡게 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불교학 분야에서는 최초로 온라인 논문심사지(peer-reviewed journal)인 〈Journal of Buddhist Ethics〉와 〈Journal of Global Buddhism〉의 공동 편집자로서 발행을 주도했다. 1996년에는 루트리지(Routledge) 출판사와 ‘불교-비판적 연구(Critical Studies in Buddhism)’ 시리즈를 공동 기획하였다. 퇴임 후에도 초기의 인도불교와 서구에서의 불교에 관해 활발하게 논문과 저서를 집필하고 있다.
저자 : 데미언 키온 Damien Keown
영국 런던대학의 골드스미스컬리지(Goldsmiths College, Univ. of London)의 불교윤리학 담당 명예교수이며, 금강대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불교윤리학저널(Journal of Buddhist Ethics)〉의 발행을 주도한 공동 편집자이자 왕립아시아학회(Royal Asiatic Society)의 회원이다. 저서로는 《The Nature of Buddhist Ethics》(Palgrave Macmillan, 1992), 《Contemporary Buddhist Ethics)》(Routledge, 2000),《A Dictionary of Buddhism》(Oxford Univ. Press, 2004), 《Buddhist Ethics: A VeryShort Introduction)》(2005)이 있고, 공저로는 《Buddhism and Human Rights)》(Curzon, 1998), 《Action Dharma: New Studies in Engaged Buddhism》(Routledge,2003), 《Introducing Buddhism》(Routeledge, 2006)이 있다. 국내에는 《불교와 생명윤리학》(불교시대사, 2000), 《불교(Buddhism: A Very Short Introduction)》(2013, 교유서가 2020)가 번역 출간되었다. 낙태와 뇌사, 장기이식, 태아 실험, 식물인간, 자살과 안락사, 성과 출산, 인공수정, 동물과 환경, 전쟁과 테러리즘 등 현대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불교윤리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이를 통해 불교가 좀더 현대의 보편적 진리로 이해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역자 : 청원
동학사 강원 졸업. 미얀마에서 사마타-위빳사나 수행을 하고, 초기불교를 공부했다.
|
목차
1. 불교의 배경 인더스(Indus) 계곡 문명 인더스의 종교 인더스 유산 베다(veda) 문화 베다 문학 베다 유산 유행승(遊行僧, parivr?aka)들의 시대 두 가지 전통 철학적 난제 우주에 대한 인도인의 생각 우주의 거주자들 다시 태어남의 여섯 가지 영역 까르마 공덕 서양의 관점
2. 붓다 붓다 붓다의 탄생 출가 고행 깨달음 첫 설법 붓다의 마지막 날들
3. 다르마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四聖諦] 첫 번째 성스러운 진리: 괴로움[苦, du?ha] 두 번째 성스러운 진리: 일어남[集, samudaya] 세 번째 성스러운 진리: 소멸[滅, nirodha] 네 번째 성스러운 진리: 길[道, m?ga] 고귀한 사람들[聖人, ?ya] 무아(無我)의 가르침 다섯 무더기[五蘊]
4. 상가 상가(僧伽, sa?ha)의 정의 율장(律藏, Vinaya Pi?ka) 초(超)정전적 율장 문헌 정전적 율장 문헌 비정전적 율장 문헌 재가신도 초기 상가의 중요한 제자들 사원 생활 초기 상가의 지역적 분포 불교 여성 출가자 - 비구니
5. 인도불교 붓다 입멸 후의 불교 발달 초기의 인도불교 초기의 경전 결집과 학파들 마우리아(Maurya) 제국과 아쇼카(A?ka) 왕 스뚜빠(St?a) 불교 예술 서북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밀린다 왕의 질문 아비다르마(Abhidharma) 바수반두(Vasubandhu, 世親) 대승의 일어남 딴뜨라 사원대학교
6. 대승불교 서문 대승불교 문헌 반야부 외 대승불교 문헌들 대승불교의 주요 교의 천상의 붓다와 보살들 대승불교의 종파 대승불교 논사(論師)들
7. 명상 테라와다(Therav?a)불교 수행 개설 테라와다불교 - 고요함 수행(samatha) 테라와다불교 - 통찰 수행(vipassan?)
대승 명상의 개요 대승 명상의 표준 체계 관상(觀想)과 황홀경의 기법들 자발성 혹은 자연스러움의 기법들 결론
8. 동남아시아의 불교 테라와다불교 동남아시아 불교의 일반적 성격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베트남
9. 동아시아의 불교 중국불교: 간략한 역사 중국불교의 종파들 중국불교도의 종교생활 한국불교: 간략한 역사 한국불교의 종파들: 창시자와 주요 문헌 일본불교: 간략한 역사 일본불교의 종파들
10. 티베트의 불교 티베트불교의 역사적 발달 티베트불교의 주요 종파들 유명한 인물들과 주요 장소들 딴뜨라의 기본 구조와 주요 문헌들 달라이 라마 전통 중국의 티베트 강점과 티베트불교에 미친 영향
11. 서양의 불교 역사적 관점에서 본 불교의 서양 진출 세계화: 유럽, 호주·뉴질랜드, 북미와 남미 적절한 예: 미국의 불교 미국불교의 성장에 관련된 논제들
12. 사회참여불교 사회참여불교(Socially Engaged Buddhism)란 무엇인가? 불교평화우의회(The Buddhist Peace Fellowship: BPF) 참여불교: 낡은? 혹은 새로운? 인권 생태
13. 불교 윤리 도덕적 기반으로서의 다르마 불교 계율과 미덕 사원 윤리 미덕(美德, virtues) 보시 아힘사(Ahi??) 연민과 방편 전쟁과 테러 불교와 과학 복제(Cloing)
14. 불교학의 특성에 대한 고찰 불교 연구 분야의 유럽인 선구자들 미국 불교 연구의 초창기 오리엔탈리즘 미국 불교 연구의 현재 불교 연구 분야의 ‘학자-수행자’들 서양 불교에서의 인종·계급·젠더 불교 연구에서 과학기술의 역할
부록 1: 불교사 연표 부록 2: 빠알리 어 삼장 / 중국 한역 대장경 / 티베트 대장경 용어 해설 찾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