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4.2.10  촉경(觸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밧티성 제타숲 아나타핀디카동산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갖가지 계층을 연하여 갖가지 부딪침이 생기고, 갖가지 부딪침을 연하여 갖가지 느낌이 생기며, 갖가지 느낌을 연하여 갖가지 갈애가 생긴다.

어떤 것이 갖가지 계층인가. 이른바 십팔계(十八界)이니 눈의 계층 · 색의 계층 · 눈의 식별의 계층 ..... 의지의 계층 · 법의 계층 · 의지의 식별의 계층이다. 이것을 갖가지 계층이라 한다.

어떻게 갖가지 계층을 연하여 갖가지 부딪침이 생기고, 갖가지 부딪침을 연하여 갖가지 느낌이 생기며, 갖가지 느낌을 연하여 갖가지 갈애가 생기는가?

눈의 계층을 연하여 눈의 부딪침이 생긴다. 눈의 부딪침을 연하여 눈의 계층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다만 눈의 계층을 연하여 눈의 부딪침이 생기는 것이다.

눈의 부딪침을 연하여 눈의 느낌이 생긴다. 눈의 느낌을 연하여 눈의 부딪침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다만 눈의 부딪침을 연하여 눈의 느낌이 생기는 것이다.

눈의 느낌을 연하여 눈의 갈애가 생긴다. 눈의 갈애를 연하여 눈의 느낌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다만 눈의 느낌을 연하여 눈의 갈애가 생기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귀 · 코 · 혀 · 몸의 계층도 그러하며, 의지의 계층을 연하여 의지의 부딪침이 생긴다. 의지의 부딪침을 연하여 의지의 계층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의지의 계층을 연하여 의지의 부딪침이 생기는 것이다.

의지의 부딪침을 연하여 의지의 느낌이 생긴다. 의지의 느낌을 연하여 의지의 부딪침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의지의 부딪침을 연하여 의지의 느낌이 생기는 것이다.

의지의 느낌을 연하여 의지의 갈애가 생긴다. 의지의 갈애를 연하여 의지의 느낌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의지의 느낌을 연하여 의지의 갈애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갖가지 갈애를 연하여 갖가지 느낌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갖가지 느낌을 연하여 갖가지 부딪침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갖가지 부딪침을 연하여 갖가지 계층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갖가지 계층을 연하여 갖가지 부딪침이 생기고, 갖가지 부딪침을 연하여 갖가지 느낌이 생기는 것이며, 갖가지 느낌을 연하여 갖가지 갈애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마땅히 갖가지 계층을 잘 분별하여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