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월관음도가 세상에 생겨난 이야기 

고려불화는 북송과 서하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 세계적인 회화 문화재이다. 

고려의 불모들은 불화기법과 화면구성을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세계 최고의 걸작들을 탄생시켰다.

수월관음도는 고려불화의 소재로 많이 그려졌다. 

다음은 수월관음을 그려서 모시게 된 중국의 민간설화이다.

북방의 금나라가 쳐들어 와서 송나라의 많은 군인들과 백성들이 죽임을 당했다. 송의 휘종·흠종 두 황제와 많은 귀족들도 금나라에 포로로 끌려가서 비참하게 죽었다.

관세음보살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비참하게 목숨을 잃고 원귀로 떠도는 것을 보았다. 원귀들을 천도하고 남은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보살은 여인의 몸으로 자신을 변화시켰다.

그녀는 바위를 쌓아 몇 장 높이의 단을 만들고 석대 위에 앉아 원귀들이 모인 곳을 바라보았다. 보살은 왼손으로 감로수가 들어 있는 정병을 들고 오른손으로는 버들가지로 감로법수를 뿌리면서 대비주를 염송하였다.

백성들은 아름다운 귀부인이 나타나서 단을 쌓고 그 위에 앉아 청아한 하늘의 음성으로 대비주를 독송하는 모습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보살은 모여든 사람들에게 말했다. 

“지금 이 나라는 전쟁의 참화로 수십만의 고귀한 생명이 죽어 원혼이 되어 떠돌고 있습니다.

오늘 제가 인연이 있어 그들을 천도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49일간 보문품과 대비주를 독송하고 감로수를 베풀어 원혼들을 고해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심을 내어 49일간 대비주 기도에 동참하였다. 기도가 끝나는 날 영가들이 원한을 풀고 웃는 얼굴로 극락으로 가는 모습을 사람들은 보았다. 보살은 사람들에게 경문의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신묘장구 대다라니.. 대비주를 염송하여 마음에  지니고 살면 두려움이 없어지고 평화롭고 행복한 마음이 생겨납니다. 죽음의 순간에도 불보살이 나타나 극락으로 인도해 줍니다.”

설법을 끝낸 여인은 관세음보살의 모습으로 변하면서 바다에서는 연꽃구름이 피어나고 하늘에서는 대비주 음악이 울려 퍼졌다. 보살은 사람들에게 하늘의 꽃비가 날리는 가운데 버들가지로 감로수를 뿌리며 허공으로 모습을 감췄다.

사람들은 감동하여 두 손 모아 관세음보살을 불렀다.

그때 구자정이란 화가가 보살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여 세상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보살의 모습은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하여 칭찬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이 한 폭의 그림을 수월관음도라 불렀다. 사람들은 구자정에게 부탁하여 집집마다 관음을 모시고 대비주를 독송하게 되었다.

남송의 수도였던 항주에는 지금도 민간에서 수월관음도를 많이 모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