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의 대항해를 소개한 책이다.
1726년 영국인 작가 조나단 스위프트는 일본의 동대사 대불을 승려들이 마스크를 쓰고 밧줄에 매달려 청소하는 모습을 보았다. 커다란 대불을 보고 착상을 얻어 쓴 소설이 걸리버 여행기이다.
아라비안나이트에 신밧드의 모험이 있다.
신밧드가 바다에 일곱 번 나가 신나는 모험을 펼친 끝에 부자가 되어 바그다드에 들어온다는 이야기이다.
신밧드의 모델이 명나라 영락제의 삼보태감으로 불린 정화이다. 정화의 호가 삼보인데 중국발음이 싼바오이다. 싼바오가 신밧드로 변해서 천일야화의 이야기로 등장한다.
정화의 대항로 지도이다.
정화의 본 이름은 마호멧을 상징하는 마화이다. 그는 1371년 운남성 쿤밍에서 이슬람을 믿는 회족으로 태어났다. 그때는 원나라가 망하고 주원장의 명나라가 들어선 때였다. 운남성은 그때까지 쿠빌라이의 군대가 지키고 있었다. 주원장은 군대를 보내 운남에 남아있는 원의 잔존세력을 소탕하고 원의 귀족들을 제주로 귀양 보냈다.
제주에 쿠빌라이의 혈통을 지닌 몽골계가 내려오는 내력이다.
그 당시 13세의 어린 마화도 명군의 노비로 끌려와서 거세당한다. 그리고 연경의 주체에게 보내진다. 주원장은 큰아들 주표에게 왕위를 물려주고자 했으나 일찍 죽는 바람에 어린 손자 건문제가 2대왕이 된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연왕 주체는 남경을 공격하여 함락시키고 명 3대왕 영락제로 등극한다. 이때 마화가 큰 공을 세워 정씨성을 하사받아 정화가 된다. 그는 거세하고 간직한 자신의 물건을 비단주머니에 담아가지고 세 가지 보물 삼보라고 불렀다. 그는 영락제의 신임을 받아 환관의 최고 직위 태감이 된다.
숙부가 어린 조카 단종을 내쫒고 세조가 왕이 되듯이 명나라에서는 어린 조카 건문제를 내쫒고 숙부인 연왕 주체가 왕이 된다. 남경성은 불타고 권력은 장악했지만 건문제의 행방은 찾지 못했다.
남경이 무너지고 연왕의 군대가 진입하자 건문제는 궁궐을 불을 지르고 자결하고자 하였다. 그때 태감이 상자를 가지고 와서 주원장의 밀지를 말했다. ‘위험한 일이 생길 때 이상자를 열어보라고 했습니다.’하고 밀봉해둔 상자를 열었다.
상자 속에는 승복 한 벌과 삭도기 그리고 궁궐 비밀지도가 있었다. 건문제는 즉시 삭발하고 승복을 바꿔 입었다. 그리고 비밀통로를 통해 빠져 나왔다.
조카를 내쫓고 왕위를 빼앗은 영락제는 애가 탔다. 건문제가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남방에서 화교들과 세력을 모으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영락제는 삼보태감 정화를 불러들였다.
‘정화. 그대는 나를 대신해서 바다 건너 나라들이 대명을 받들고 조공 사절단을 보내도록 하는 외교 임무를 부여하노라.’
콜롬버스의 범선과 정화의 보선을 비교한 그림이다.
정화는 영락제의 뜻을 받들어 대규모 선단을 준비하였다. 7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대항해는 바다의 실그로드 시대를 활짝 열어 주었다. 당나라 이래 중국의 가장 중요한 수출품은 비단이었다. 그러나 송나라 이후에는 도자기가 중국의 대표 수출품이 되었다. 도자기는 부피가 크고 깨지기 쉽기 때문에 육로보다 해로를 통해 이루어진다.
비단을 사고팔기 위해 실크로드가 개척되었듯이 바다의 무역로를 세라믹 로드라고 부른다. 도자기의 길을 크게 개척한 이가 바로 대선단을 일곱 차례 이끈 정화이다.
정화의 1차 항해에 투입된 선원과 병사는 2만7천8백 명이다. 200여 척의 거대한 선단에는 고위직 환관 17명, 일반 내시 53명도 관리 신분으로 동승하였다. 이외에도 부사 2명, 관교 93명, 기군 104명, 주술사 5명, 통역관 2명, 의원 180명이 탑승하였다. 정화의 대선단에는 수백 명의 무희와 가수가 함께 동승했으니 조공 사절단을 환영하기 위한 배려였다. 하루 70톤의 음식과 70톤의 음료수를 필요로 했는데 파라핀 왁스를 이용 바닷물을 증류하여 이용하였다고 한다.
보선으로 불린 정화의 함선에는 중국 특산의 도자기, 비단, 차 등을 가득 싣고 가서 인도양 30여 개 나라와 인도, 스리랑카를 지나 아프리카 해안의 여러 나라들까지 방문한다.
그곳에서는 후추와 상아, 향신료, 진주, 보석 등을 구입하고 아프리카에서는 사자, 얼룩말, 코끼리, 기린 등 중국에 없는 희귀한 동물들을 선물 받아 귀국한다.
요즘 중국은 정화 선양사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인도양을 침략하여 약탈과 살인을 일삼은 유럽인들과 달리 정화함대는 평화적인 무역거래와 문화교류를 통한 평화외교사절의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