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익진 박사(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교수)의 엮음 『한글 아함경』게송 중심으로.  

2.11 수습주경(修習住經)           [잡아함경 제33권 931경]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카필라밧투성 니그로다 동산에 계셨다. 그때 사캬마하나마는 부처님께 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비구가 배움의 자리에 있으면서 아직 얻지 못한 곳을 향해 계속 나아가 안온한 열반을 구하고자 한다면, 무엇을 많이 닦아 익혀 머물러야 이 법과 율에서 번뇌를 다하여 번뇌가 없어 심해탈(心解脫)과 혜해탈(慧解脫)을 얻어 현법에서 증득한 줄을 스스로 알아, 나의 생은 다하고 범행은 갖추었고 할 일은 마쳐, 다시는 다음 생을 받지 않을 줄을 스스로 알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마하나마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가 안온한 열반을 구하고자 할 때, 여섯 가지 생각(六念)을 닦으면 마침내 열반을 얻을 것이다. 

첫째는 성인의 제자는 여래에 대한 일을  생각해야 한다.

즉, 그렇게 온(如來) · 동등한(應供) · 바르고 평등하게 깨달은(正遍知) · 명에의 행을 완성한(明行足) · 잘간(善逝) · 세간을 아는(世間解) · 더 이상 없는(無上師) · 사람을 길들이는(調御丈夫) · 천인과 인간의 스승인(天人師) 깨달은 어른(佛世尊)이시다‘라고.

다음에 성인의 제자는 법(法)에 대한 일을 생각해야 한다. 즉, ‘세존의 법과 율은 현법에서 생사의 번뇌를 떠나게 하며, 때를 기다리지 않고 통달하게 하여 현법의 인연으로 스스로 깨달아 알게 된다.’

다음에 성인의 제자는 승가에 대한 일을 생각해야 한다. 즉, ‘성인의 제자는 착하게 향하고 바르게 향하며 곧게 향하고 정성으로 향하여 수순하는 법을 행한다. 그리하여 어떤 이는 수다원을 향하여 수다원과를 얻고, 사다함을 향하여 사다함과를 얻고, 아나함을 향하여 아나함과를 얻고, 아라한을 향하여 아라한과를 얻는다. 이것을 사쌍팔배(四雙八輩)의 성현이라 한다. 

다음의 성인의 제자는 스스로 깨끗한 계율을 생각해야 한다. 즉, ‘계율을 부수지 말고, 계율을 깨거나 더럽히지 말며, 다른 계율을 섞지 말고, 남의 계율을 지니지 말며, 계율을 잘 보호하자. 현명한 사람은 계율을 칭찬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계율을 싫어하지 않는다.’

다음의 성인의 제자는 보시에 대한 일을 생각해야 한다. 즉, ‘나는 좋은 이익을 얻었다. 인색한 때가 낀 중생들 가운데서 인색함을 떠나게 되었다. 집 없는 이가 되어 해탈보시를 행하고, 항상 스스로의 힘으로 보시하며, 버리는 법을 즐겨 행하여 평등한 보시를 완전히 성취하자.’ 

성인의 제자가 이와 같이 보시를 생각하면, 탐욕 · 성냄 · 어리석음을 일으키지 않고, 마침내 보시를 생각하는 힘에 의해 열반으로 나아가게 된다. 

다음에 성인의 제자는 모든 하늘에 대한 일을 생각해야 한다. 즉, ‘사왕천과 도리천 ·

야마천 · 도솔천 · 화락천 · 타화자재천이 있다. 바른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여기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저 여러 하늘에 태어난다고 한다. 나도 이러한 바른 믿음을 닦자.

성인의 제자가 이와 같이 하늘에 대한 일을 생각하면, 탐욕 · 성냄 · 어리석음을 일으키지 않고, 그 마음이 바르게 되어, 저 여러 하늘에 태어나게 된다.

마하나마여, 만일 비구가 배움의 자리에 있으면서 안락한 열반을 구하기 위하여 이와 같은 생각들을 많이 닦아 익혀 빨리 열반을 얻으면, 바른 법과 계율 안에서 모든 번뇌를 빨리 다하고 번뇌가 없어 심해탈과 혜해탈을 얻어 현법에서 증득한 줄을 스스로 안다. 그래서 나의 생은 다하고 범행은 갖추었고 할 일은 마쳐, 다시는 다음 생을 받지 않을 줄을 스스로 안다.“

그때 마하나마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예배하고 물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