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안도 오사무의 책이 두 권 번역되었다. 최근에 출간된 불광출판사의 『심리치료와 불교』, 그리고 지난해 민족사에서 출간된 『명상의 정신의학』이 그것이다. 왜 안도오사무의 책이 최근 들어 연달아 번역되었을까?

안도 오사무 교수의 이력을 보면 우리 불교학계의 최근 관심사를 알 수 있다. 안도 오사무는 일본 교토에 있는 하나조노대학(花園大學) 사회복지학부의 임상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정신과 의사이다. 또한 일본 자아초월심리학회와 정신의학회 대표를 맡고 있다.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안도 교수는 불교의 심리학적 적용 특히 자아초월적 적용에 특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1990년대부터 꾸준히 불교명상을 실제로 수행하면서, 명상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심리학적으로, 의학적으로 적용하는데 힘써온 학자이다.

현재의 우리나라의 불교학계 일각에서 일고있는 불교의 현대적 적용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가 명상의 치유효과를 심리학적, 의학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이러한 관심을 가진 대표적인 학자인 김재성 교수와 인경 스님에 의해서 안도 교수의 저서 가운데 명상과 관련한 두 개의 저서가 번역되었다.

김재성 교수가 번역한 <명상의 정신의학>은 1993년에 쓰여진 책으로 명상 자체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왜 지금 명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가하는 문제에서부터 명상의 의학적 가능성까지를 다루고 있다.

2장에서 다루고 있는 명상의 정의는 현대에 들어 난무하고 있는 각종명상을 네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는 명상에 대한 분류법으로서 가치가 있다. 이러한 명상이 일상적인 의식과 어떻게 다르고, 이러한 명상은 어떤 정신상태인지에 대한 문제를 4장과 5장에서 다루고 있다. 명상은 변성의식의 상태라는 말하면서, 안도교수는 자아초월심리학과 연관해서 명상의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명상의 정신상태에 관해서는 명상체험을 발달적인 과정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불교명상에서 계정혜 삼학의 단계를 밝아서 나아가는 것과 유사한 모델로 명상의 정신단계를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으로 명상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서 2장과 6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명상의 효과는 생리학적, 심리학적인 데이터를 중심으로 과학적으로 입증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명상의 부작용과 함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 부분은 명상수행자들이 실제로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명상의 현대적 전망과 관련해서 명상은 단순히 한때에 유행에 끝나지 않고, 현대사회와 미래사회에 공헌할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7장과 10장에서는 명상과 심리치료, 명상과 정신의학과의 연계 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통해서 명상이 앞으로 나아갈 바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명상의 정신의학>은 명상에 관한 현대까지의 논의를 집대성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인경스님과 이필원 박사가 공역한 <심리치료와 불교>는 범위가 좀더 넓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3장과 4장에서는 서양심리학과 명상의 접목가능성에 대해서 탐구하고 있다.

<명상의 정신의학>에서는 심리학의 새로운 동향이라고 할 수 있는 자아초월심리학적 측면에서 명상을 다루고 있다면, <심리치료와 불교>는 전통적인 심리학 즉 프로이드, 융, 발달심리학, 인지치료를 중심으로 불교가 가지고 있는 심리치료적 요소를 밝히고 있다. 불교가 가지고 있는 심리치료적 요소를 서양심리학과 겸손하게 비교하고 있다. 심리학의 동일화와 불교의 집착, 인지치료로서의 명상, 무의식과 명상 등 안도교수가 발견한 심리학과 불교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볼 수 있다.

또한 이 책에서도 명상치료이 실천적인 문제와 현대에서의 명상치료에 대한 문제를 잊지 않고 저자는 언급하고 있다. 특이할 것은 알아차림 또는 마음챙김에 대한 문제를 하나의 장으로 별도로 알아차림의 심리학으로 제6장에서 언급하고 있다. 알아차림에 대한 관심은 굳이 한국뿐만 아니라 서양과 일본에서도 지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일본에서는 일찍이 교토학파를 중심으로 불교 특히 대승불교와 서양철학과의 연관성의 문제가 대두되었다. 이러한 비교연구의 가능성이 이제는 심리학과 의학으로까지 옮겨지고 있고, 그 연구의 한 가운데 안도 오사무 교수가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불교학계보다 불교와 서양과학과의 연관성에 대해서 일찍 눈을 뜨기 시작한 일본학계의 연구성과를 고스라니 볼 수 있는 책이 두 권 발간된 것을 계기로 한국의 불교학계에서도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