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 스님의 불교행복론 57
ⓒ 장명확
이 세상은 움직여야 살 수가 있다.
아무리 더워도 밥은 먹어야 되고
설거지는 해야 한다.
의무 또는 필요가 있어 움직이는 것은 일이다.
그런데 하지 않아도 생존에 지장이 없는 행동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여행이다.
아름다운 관광지를 가기 위해 많은 여비와 시간을 투자한다.
꼭 보지 않아도 생존에 큰 지장은 없다.
오르지 않아도 산을 오르는 일
산은 오르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지만 즐거이 높은 산을 오른다.
등산을 즐거워하기에 가능하다.
즐김은 돈을 쓰며 즐거이 하는 경향이 있고
일은 힘들어하며 의무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즐거운 여행은 오래 해도 크게 힘들지 않고
일은 오래 하면 힘이 든다.
여행을 하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여행객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한국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이야기를 했다.
한국의 여행객들이 여행을 위해 자기 나라 오스트레일리아에 왔는데
그 넓은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을 7일간의 여정으로 다 돌아보더라는 것이다.
그는 말하기를 그들은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워킹을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렇게 표현했다 (travel like working)
사람의 마음에 따라 여행도 워킹이 될 수 있듯이 .
거꾸로 생각하면 워킹도 여행처럼 즐길 수 있으리라.
일을 하는 것과 즐기는 것
이 두 가지는 일 자체가 구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똑같은 여행을 가더라도 가이드에게는 일이고
여행객에게는 즐김이다.
우리의 삶도 생각 따라 일만 하며 살고
여행조차 일처럼 하며 살아가는 길이 있을 수 있고
일조차 여행처럼 즐기며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있다.
소품반야경에
“만약 보살이
힘들어하며 괴로움을 참아가며 보살의 행을 한다면
이는 제대로 된 보살행이라 할 수 없다.
또 그러한 보살은 무량 무수의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한 보살행을 할 수 없다”
라고 가르치신다.
힘들면 많이 못 한다.
즐거운 일은 많을수록 좋다. 그래서 많이 할 수 있다.
일도 봉사도 수행도 기도도 보살행도
즐거운 여행을 하듯 할 수 있기를
모든 일은 마음 따라 자재하니
마음 따라 모든 괴로움 사라지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