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스님의 불교행복론 49
ⓒ 장명확
부처님의 십대제자 중 천안(天眼)제일이라 불리는 아나율은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도중에 자리에서 졸다가 부처님께 꾸지람을 듣고
그 후로는 눈꺼풀에 조그마한 작대기를 세워서
눈이 감기지 않게 하여 잠을 자지 않았다.
그러다가 마침내 육신의 눈이 멀게 되었다.
그러나 아나율은 육신의 눈[肉眼]은 잃었지만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가까이 볼 수 있고,
또 천상과 다른 세계를 볼 수 있는 천안을 얻게 되었다.
이 아나율에게는 천안을 얻게 된 전생의 인연이 있다.
“과거 유위라는 부처님이 계시다가 열반을 하셨다.
그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탑묘에 한 도둑이 물건을 훔치러 들어갔다.
그 때 마침 부처님 앞에 있는 등불이 꺼지려 하는지라
화살촉으로 등불의 심지를 바로 세워 등불이 꺼지지 않게 하였다.
등불이 밝아지자 거룩한 부처님의 모습을 보자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사람들은 보물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께 바쳐 복을 구하는데 내가 어떻게 훔쳐 가겠는가.’
이렇게 생각하면서 도둑은 물건을 훔치지 않고 그냥 나왔다.
그때의 도둑이 지금의 아나율이다.
그때 부처님 앞의 등불 심지를 바로 세운 것이 인연이 되어
항상 좋은 곳에 태어나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으며
또 천안을 얻게 되었다.”<<비유경中>>
아나율이 천안을 얻게 된 것이 아득한 옛 겁에
부처님 앞의 등불 심지를 바로 세운
조그만 인연을 바탕으로 생겨난 것이다.
이처럼 조그마한 공양의 공덕이 커다란 미래의 공덕을 만든 것이다.
‘내가 하는 조그마한 기도,
부처님께 올리는 삼배 그것이 뭐 그리 큰 공덕이랴’ 하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마음이 정성되면 인연에 따라
큰 변화를 일으키는 인연이 될 수 있다.
‘털끝만 한 차이가 하늘과 땅만큼이나 큰 차를 만든다는’는 말이 실감 나게 다가온다.
생활 속에서 늘 이루어지는 소소한
‘친절’과 ‘자비’와 ‘공감’ ‘관용’ ‘격려’ ‘인정’의 공덕은
미래의 큰 행복의 원천입니다.
호리유차 천지현격(毫釐有差 天地懸隔)
3조 승찬 대사가 지으신 信心銘명에 나오는 글입니다.
이 글귀는 요즘 말로 하면 ‘나비효과’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