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 스님의 불교행복론 22
ⓒ장명확
드러냄의 공덕
병은 드러난 현상을 통해 원인을 알게 될 때
치료가 가능하다.
병원의 진료비 중 상당부분은 병의 원인을 알기위한 검사비용이다.
육체적인 병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의료기기를 사용하지만
정신적인 병의 원인과 증상은 환자의 말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단순히 고민을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고민이 해결되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 또한 자신의 괴로움을 자신에게 드러냄으로 얻는 이득이다.
위파사나 수행자들의 통증치료법은
몸의 통증부위를 정밀하게 바라보아 아는 것이다.
그리고 그 통증의 본질이 없음을 아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지장경』을 읽거나 명상 수행을 하다보면
평소에 보이지 않던 정신적인 현상 또는 꿈들이 드러난 후
새로운 수행의 경지에 이르거나 기도의 영험을 성취하기도 한다.
이는 평소에 느끼지 못하는
마음속 깊은 곳에 내재되었던 병적인 감정과 기억이
수행을 통해서 드러남으로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거나
실질적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자신의 죄를 용서를 받기위해서
제일 먼저 자신의 죄를 알고 인정하고 알리는 것이다.
어떤 죄는 대중들에게 자기가 잘못했다고 알리는 것만으로도
용서받는 경우도 있다.
이는 드러내는 것의 유용성과 가치를 알 수 있게 한다.
명상을 통해 마음이 차분해지면
지금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었지만
모르고 지내던 문제들이 현실의 의식 속에 떠오르기도 하는데
그것을 싫어하거나 갈망하지 않고, 혐오스러워 하지 않으며
담담히 바라보면 혼란스러운 감정과 현상들은 곧 사라지게 된다.
자기를 바라본다는 것은 축구를 보며 열광하거나
드라마를 보며 심취하거나
또는 자신의 일에 오로지 매진하는 그런 시간이 아니다.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자극들을 피하고
자신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조용히 바라보는 시간이다.
이런 시간을 가지는 동안에 자신의 문제를 알아차리게 되고
드러나게 되며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을 통해
건강한 정신적인 삶이 유지하게 된다.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육체를 유지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다.
자기의 마음과 몸을 보며 명상하는 시간 혹은 경을 읽는
시간을 많이 가지도록 노력하자.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행복을 얻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