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높은 진리를 깨달은 원효는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천대받던 그들을 가장 귀한 부처로 받드는 보살행을 펼친 것이다.
원효와 의상의 진영이 일본에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있는 원효대사 표준영정은 최근에 작가가 상상력으로 그린 것이다. 이순신 진영과 세종대왕 진영도 모두 작가의 상상력에서 나온 것이다.
일본에 전해지는 원효와 의상의 진영은 일본의 초상화 기법이 아니다. 전해지는 말로는 원효와 의상을 존중하는 고산사의 화승이 고려에 와서 원효와 의상의 진영을 모사복원하여 일본으로 가져 갔다고 한다. 교토 고산사에 모셔진 것을 현재는 교토 국립 박물관에서 보존하고 있다.
주막에서 가야금을 타는 원효의 모습
파계하고 수염과 머리를 기른 원효의 활달한 모습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반면 의상은 단정한 모습에 귀족적인 풍모로 묘사되어 있다.
원효와 의상의 진영을 자세히 보면 통일신라와 고려시대 고승들의 복식과 신발 의자 그리고 진영 양식들을 알 수 있다.
의상은 신라에 화엄십찰을 건립하고 많은 제자를 두었다. 의상의 제자 심상은 나라의 동대사 큰법당에서 화엄경을 강설하기도 하였다. 원효는 금강삼매경론, 화엄경소와 대승기신론 별기. 판비량론 등 240여권의 방대한 저술을 남겨 동아시아 불교에 큰 영향을 끼쳤다.
원효는 태종 무열왕의 둘째 사위이고 설총의 아버지이다.
파계하고 수염과 머리를 기른 원효의 진영
요석공주와의 파계 후에 승복을 벗고 복성거사卜性居士 라고 불렀다. 아래하下자에서 머리가 없는 점복卜자는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서 사회적 약자들을 가장 귀하게 받든 원효의 보살행을 나타내는 이름이다.
신라에서 필사된 원효의 저술이 일본에 전해지고 있다. 교토 오타니 대학에는 신라에서 전해진 판비량론 필사본이 있다. 필사본 말미에는 동대사 건립에 공이 많은 광명황후의 사인이 찍혀있어 일본 황실에서 수지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깨달음의 도리는 심오하고 난해한 것이어서 생각하기 어렵다. 내 웃으며 밀쳐 버리지 않고 조금이나마 쉽게 풀어 이제 성스러운 불전에 의지해 한 모퉁이를 드러내옵나니 불도가 소통되어 언제나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판비량론 회향게에 나오는 원효의 말씀이다. 불법의 본질을 깨닫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부사의한 도리를 어떻게 하면 대중들이 알아듣게 표현할 것인가를 말하고 있다.
판비량론은 불교의 인명논리학을 서술한 논서이다.
단정한 모습에 귀족적인 풍모로 묘사된 의상의 진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