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
백제 성왕을 모델로 해서 만들어진 불상이 호류지 몽전에 모셔진 구세관음상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국보중의 국보로 자랑하는 3대 목조 불상이 있다. 첫 번째는 일본의 국보1호인 교류지의 미륵반가사유상이다. 나머지 두 점은 호류지의 백제관음상과 구세관음상이다.ᆢ
홍송으로 제작된 아름다운 미륵보살상은 신라 진평왕이 일본의 쇼토쿠태자가 미륵보살의 화현임을 기리기 위해 보내준 선물이라고 한다.
구세관음상은 신라와의 전투에서 포로로 잡혀 노비의 손에 목이 잘린 백제성왕을 추념하기 위해 그의 아들 위덕왕이 조성한 관음상이라고 기록은 전한다.
구세관음상은 호류지의 몽전에 전해지는데 전각이름이 꿈몽자 몽전이다. 몽전은 이절을 창건한 쇼투쿠 태자가 고구려 혜자 스님과 백제 혜총 스님께 불경을 배우는 공부방 이었다.
태자 혼자서 법화경을 읽다가 어려운 대목이 나오면 꿈에 귀인이 나타나서 경전 해설을 해 주었다고 해서 몽전이란 이름을 얻었다.
호류지에 전해지는 15세기의 문서 성예초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위덕왕이 부왕을 연모하여 만들어서 나타낸 존상이 구세관음상이다.’ 일본 국보로 귀한 대접을 받는 몽전의 구세관음상이 백제 성왕의 모습이라니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호류지의 몽전에 모셔져 있는 구세관음상
백제성왕의 모습을 한 구세관음상은 봄(4.11~5.5.)가을 (10.22 ~11.3) 두 차례 열흘씩만 공개하는 비불이다. 일본의 사찰에서는 중요한 불상은 비불로 지정하여 1년에 일주일. 보름. 한 달씩만 공개하는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구세관음상은 나무로 조각하고 금박을 입힌 목조불상이다.
전체높이 178센티미터 이마위의 화려한 보관 아래로 흘러내린 긴 머리카락이 어깨를 덮고 코가 유난히 크고 지긋이 내려다보는 눈길. 꽉 다문 입. 관리의 신분을 표시하는 대를 착용하고 있다.
두 손을 가슴에 모아 보주를 받들고 있는 모습에서 불법을 받들던 성왕의 모습과 아버지를 비참하게 잃은 위덕왕의 슬픔이 자비의 꽃인 관음의 모습으로 승화되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 목조불상은 위덕왕대에 건립된 능산리 절터에 모셔졌으며 그 앞에서는, 유명한 백제금동대향로의 12개 구멍에서는 향연이 타오르고 있었으리라. 어떤 연유로 구세관음상은 일본으로 건너가서 1400년 전의 백제성왕의 모습을 전해주고 있다.
나·당연합군에 파괴되고 불타버린 백제사원의 옛터에서는 1993년 부여 능산리 고분 주차장공사중에 국보중의 국보로 칭송받는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굴되었다. 위덕왕은 비참하게 죽은 아버지 성왕을 기리기 위해 대대적인 추복불사를 시작한다.
부왕의 등신불을 모실 원찰을 건립하고 백 명의 청년을 출가시켜 명복을 빌게 하였으며 금동대향로를 제작하여 위대한 성왕의 백제중흥의 꿈을 비밀코드화 시켜놓았다.
백제 문화축제기간에 일본 호류지와 교섭하여 1400년 전에 헤어진 구세관음. 백제성왕등신불과 백제금동대향로가 다시 한자리에서 만나게 할 수는 없을까?
부여군에는 백제문화 재현단지가 있다. 그곳 5층 목탑에 백제 성왕의 현신 구세관음상을 복제해서 모시고 그 앞에 백제 대향로를 모실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면 1400년간 단절되어 있던 백제역사와 문화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부여군에서는 백제문화 단지에 능산리 법당을 재현하여 백제성왕을 참배하고 백제 대향로에 향공양 올리는 아름다운 감동을 선물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