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노인의 삶과 공부, 인생경험이 녹아 있는 책
죽림형(竹林馨) 최혜자 작가의 네 번째 작 『아름답게 늙어가는 지혜』가 도서출판 운주사에서 간행됐다.
『아름답게 늙어가는 지혜』에서 저자는 30대부터 병든 몸으로 공부하고 사색하고 느낀 것들을 공자, 노자, 붓다의 가르침에 녹여냈다. 앞선 책 『아들에게 남기는 어머니의 마음공부』에서 자세하게 밝혔듯이, 저자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불치병에 걸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린 아들 하나를 둔 상태에서 홀로 되었고, 아들과 아픈 몸을 이끌고 태국을 거쳐 프랑스에서 살게 된다.
저자는 자식의 교육과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그녀에게는 최대한의 경제활동을 제외하고는 집안에서 그것도 많은 시간을 누워서 보내야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그림과 공부에 몰두하였다. 심지어 병원 침대에 누워서도 책을 읽었다. 그 시간만큼은 병의 고통도, 생활의 압박도 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내공이 쌓이고 쌓여 책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이 책의 부제는 <아들에게 남기는 두 번째 이야기>다. 성격상 앞서 나왔던 『아들에게 남기는 어머니의 마음공부』에 이은 책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서양식 교육을 받아 동양의 종교나 문화, 사상에 익숙하지 않은 아들에게 이들을 소개하는 목적도 있기 때문이다.
<마음공부>는 물질적으로는 남겨줄 것이 없는 저자가 아들에게 남기는 정신적 유산이었다. 그곳에는 자신의 삶과 자신의 삶을 지탱해준 불교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이 책 『아름답게 늙어가는 지혜』에는 앞선 책에서 못 다한 이야기들을 공자, 노자, 붓다를 통해서 풀어가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그들의 사상이나 가르침을 소개하는 데에 머물지 않고, 그들의 핵심 가르침을 자신의 경험과 삶에 비추어 해석한다.
특히 저자는 공자(유교)의 윤리적이고 현실주의적인 가르침은 높게 보는 반면, 노자(도교)의 ‘무위’의 가르침은 현실과 동떨어질뿐더러 인간에 대한 애정(자비, 사랑)도 없는 현실도피적인 설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리고 붓다(불교)에 대해서는 모든 사상을 아우르는 인류의 안내자라고 평가하고, 주요 사상에 대해 별도로 다룬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아들에게 남기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물론 공자나 노자, 붓다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생을 당당하고 후회 없이 살라는 것이다.
“삶이란, 인생이란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정말로 살 만한 값어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그리고 살아 있다는 것은 역시 신나는 일이다.”
“La vie est belle”
『아름답게 늙어가는 지혜』 운주사
최혜자 지음. 288쪽
13,500원
저자 소개
최혜자
1938년생.
돈암초등학교와 경기여중고, 고려대학교를 졸업하였다.
1973년 태국으로 이주했으며, 마하짜끄리시린톤 공주의 법구경 해설 시집 [불교 격언에 따른 시]를 번역출판(86년)하면서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1988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해서 현재까지 살고 있다.
30대 말부터 질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어 불교 공부와 그림 작업에 매진하고 있으며, 그림 작품을 모은 [마음의 평온을 찾아](2011), 붓다의 가르침을 담은 [아들에게 남기는 어머니의 마음공부](올해의 불서 10),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을 위해 [아픔을 다스리는 마음공부](세종우수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