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으로 쓰고 마음으로 그리는 관음기도』 펴낸 동국대 이사장 자광 스님

동국대 이사장 자광 스님이 4월 26일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열린 양선희 화백의 '관음32응신'전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동국대 이사장 자광 스님은 동국대 불교대학 인도철학과 종비1기생이다. 1970년 군승으로 임관해 군종실장을 역임하고 1995년 육군 대령으로 예편했다. 2009년 대한불교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 소임을 맡아 2012년 논산 육군훈련소 호국연무사 대법당 불사를 마무리하는 등 수십 년 동안 군 포교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자광 스님은 군승 초기에 월남으로 파병됐다. 여러 부대를 찾아다니며 군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해 주면서 때론 전사자들을 천도해 주는 일이 주된 임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베트콩이 총구를 들이대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았다. 다행히 옆에 통역을 해줄 월남 현지의 스님이 있었다. 베트콩에게 직접 대화를 시도해 그의 마음을 다독여줌으로써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스님은 그때의 '위기탈출'이 평소 관음기도를 열심히 한 덕분이라고 역설한다.

“긴장이 스르르 풀리면서 불보살님께 감사의 합장을 올렸습니다. 총에 맞아 죽을 수도 있던 긴박한 상황에서 내가 침착하고 용기 있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다 관음기도 덕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후에도 삶의 고비마다 기적 같은 일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수행자로서 결코 짧지 않은 세월 속에 기도로 체득한 바가 아주 많습니다.”(8쪽)

자광 스님이 군부대에서 수많은 군인들에게 부처님 법을 전하면서 체험한 이야기를 담아 책을 펴냈다. 『 손으로 쓰고 마음으로 그리는  관음기도』(민족사)에서 스님은 군부대 내 총격사건을 무마시킨 일화와 육군훈련소 호국연무사 큰법당 불사를 원만 성취한 이야기 등을 밝히면서 그 모든 것이 평소 관세음보살의 가피임을 강조한다.
 
책은 제목 그대로 관음기도에 대한 스토리를 따라 읽고(讀經), 경전을 베껴 쓰고(寫經), 그리고(寫佛), 발원하며 관음 기도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형식이다. 가필문화원에서 전통불화의 맥을 이어오는 양선희 화백의 관세음보살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을 주기에 충분하다.

책에는 관세음보살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전생 이야기를 비롯해, 32·33가지 변화신을 나타내면서 자유자재로 구원의 손길을 보내는 내용이 상세하게 언급돼 있다. 관음기도의 가피로 목숨을 건진 만해 한용운 스님과 신묘장구대다라니 수행으로 깨달음을 얻은 백용성 스님 이야기 등도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