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4월 4일 2014년 회수 성보 31건 48점 이운고불식 봉행
참석자들 “더 많은 성보 돌아오길” 기원…관 들듯 이운 ‘옥에 티’ 

조계종이 ‘다시 찾은 성보’ 이운고불식을 오늘(4월 4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 문화재청 나선화 청장, 경찰청 김기찬 차장 등 내외 귀빈과 도난불교문화재피해사찰협의회 회장 지거 스님을 비롯 피해사찰 대표 스님들이 동참한 가운데 봉행했다.

이번에 이운된 성보들은 지난 2014년에 회수한 31건 48점이다. 이 성보들은 이날 이운고불식이 회향되는 대로 원소장처로 옮겨진다.

이날 이운고불식은 지난 2014년 조계종이 경찰청 및  문화재청과 협력하여 회수한 도난문화재 31건 48점의 법적 절차 및 소유권 환부가 완료됨에 따라 성사됐다. 회수한 성보들은 그동안 불교중앙박물관에 임시 보관되어 있었다.

자승 스님은 치사에서 “그동안 우리 종단은 지속적으로 성보 되찾기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최근 문화재청 및 경찰청과의 협력을 통해 회수에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며 “오늘의 이운고불식을 계기로 국민들께서도 아직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수많은 성보들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축사를 통해 “2014년 조계종과 문화재청, 경찰청 등 3개 기관이 MOU를 체결한 이후 일부 도난 문화재를 되찾는 성과를 거둬들였고, 오늘 이 성보들이 환지본처하게 된 것을 축하드린다”며 “이런 의미 있는 자리가 향후 모든 문화재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범 세계적인 흐름을 만들어내는 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기찬 경찰청 차장도 축사에서 “오늘 이운고불식을 계기로 국민들의 마음 속에 문화재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커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경찰청은 앞으로도 더 전문적이고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아직도 회수되지 못하고 있는 2만8천여 점에 이르는 도난문화재 회수에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도난불교문화재피해사찰협의회 회장 지거스님이 경과보고를 했으며,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정현 스님이 인사말을 했다. 정현 스님은 인사말에서 “청정한 도량에서 있어야 할 성보들이, 도난으로 훼손되고 방치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이에 우리 종단은 도난 성보에 대한 종책과 방안을 제시하였고, 유관 기관과 함께 소중한 성보를 되찾는 성과도 몇 차례 이룬 바 있다”며 “이제 31건 48점의 성보에 대한 법적, 행정적 절차가 성료되어, 환지본처(還至本處)만을 앞두고 있는 이 순간, 소중한 성보의 환지본처에 진력해 주신, 경찰청, 문화재청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이를 계기로 도난문화재의 유통과 불법 거래가 근절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송광사 주지 진화 스님의 “불보살님의 가피로 오늘 소중한 성보들이 환지본처할 수 있게 되었고, 더 많은 성보들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간절히 발원드린다”는 고불문에 이어 문화재 이운식이 진행됐다.

선도 스님의 목탁에 맞춰 조계종 포교사 대표들이 이운함을 들고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로비에서 나와 앞마당에 대기해 있던 이운차량으로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이운 행렬은 원 소장처까지의 여법하고 안전한 이운을 기원하는 의미로, 석가모니불 정근에 맞추어 피해사찰 주지스님과 사부대중이 유물운송차량까지 성보를 이운했다.

그러나 이운행렬이 성보를 이운하는 과정에서 마치 법구를 모신 관(棺)을 옮기는 형식을 취해 참석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기도 했다. 성보를 이운할 때는 성보를 어깨 위 머리 부분에 올리는 최대한의 예의를 갖춘 형식으로 이운하는 것이 관례이다.

도난 피해사찰을 대표해 행사에 참석한 한 스님은 “성보를 관을 들듯이 이운하는 것은 결례이자 예법에 맞지 않는다”며 “이 광경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전국에 방영된다고 생각하니 종도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