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삶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나카무라 하지메·타나베 쇼우지 지음, 이미령 옮김
솔바람, 298쪽, 1만5000원

1999년 작고한 일본의 원로 불교학자 나카무라 하지메(中村 元)는 생전에 NHK방송의 TV프로그램 '마음의 시대'에서 1년 동안 ‘붓다, 그 삶과 사상’이라는 제목의 강좌를 맡았다. 12회에 걸쳐 붓다의 주된 가르침을 원시불교의 경전들을 인용하며,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이 책의 공저자인 타나베 쇼우지(田邊祥二)는 그 불교강좌 연출자였다. 방송 내용을 원고로 정리하는 고된 작업은 그의 몫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아가고자 하지만 물질적 풍요로움에도 불구하고 곧잘 고독과 소외감을 느끼며 수시로 반목하고 질시하기도 한다. 기쁘고 즐거운 일도 있지만 그것은 잠시일 뿐 어느 순간 다시 괴로워하며 걱정하고 화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와 같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하여 양(洋)의 동서를 막론하고 불교에 눈을 돌리고 있는 시기이다.

한편 불교가 첨단과학의 여러 이론들과 일치하는 점이 많으며, 갈등과 혼동을 야기하는 끝없는 물질 추구의 현대사회에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줄 종교로 주목받고 있으나, 다수의 일반인들이 붓다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고 그 설명도 난해하여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을 한다.

붓다는 바로 지금 이곳, 현실에서의 괴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이 마음을 다스리고 나아가 죽음까지 초월하는 방법을 실천적으로 모색했다. 이 책은 관념이나 형이상학으로써의 깨달음과 열반을 추구하는 것이 붓다의 가르침이 아님을 분명히 하면서 평이한 언어로 설명하고 있다. 초심자를 위한 불교 입문서와 안내서로 행복과 자유로움을 원하는 현대인에게 안성맞춤이다.

책은 다양한 원시불교 경전을 인용해 당시의 시대상과 재가신도의 모습들, 불교가 오늘날 대화합의 종교로 재조명되는 이유를 보여준다. 그리고 출가에서 입멸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가르침을 직접 실천으로 보여준 수행자로서의 인간 붓다를 만날 수 있게 해준다.

불서저술가이자 방송인인 이미령씨가 14년 만에 재번역해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