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전 사립박물관장 A씨 등 2명 검거  

 
도난된 보물급 불교문화재 11점이 27년 만에 회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총경 김청수)는 전 사립박물관 관장 A씨(75)와 전 박물관 국장 B씨(47) 등 2명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의 협의로 검거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989년부터 1993년까지 전국 6개 사찰에서 도난된 불교문화재 11점을 암거래시장에서 구입한 뒤 전시‧연구‧조사 없이 27년 간 무허가 창고 등에 숨겨오다 채무 문제로 지난 4월 사찰 등에 처분하려다 적발됐다.

도난문화재를 은닉했던 무허가 창고. (사진=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일괄 제공)

 
회수된 불교문화재들은 조선 중기부터 후기에 제작된 것들로, 예술적‧학술적 가치가 높은 보물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완주 위봉사 관음보살입상 2구와 대흥사 삼존불 3구는 보물 상신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다른 불상 6구도 시도 유형문화재로 지정 가능할 정도의 유물로, 조선후기 불교조각의 양식적 특징, 조작승의 계보 등 연구에 매우 중요한문화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발원문에 따르면, 완주 위봉사 관음보살입상은 1605년 조각승 원오 스님이 조성한 불상으로, 보물 1842호로 지정된 익산 관음사 '목조보살입상'과 한 세트다.

해남 대흥사 천불전 목조아미타삼존불좌상(1670년).

해남 대흥사 ‘천불전’ 내 목조아미타삼존불좌상은 1670년 봄 수화승 천신(天信), 색난(賾蘭), 충옥(忠玉) 스님이 제작한 것으로 전해지며, 크기, 얼굴, 신체비례, 옷주름, 수인, 보관 등 전체 모습이 도난된 대흥사 천불전 삼존상과 같다.

문경 운암사 극락전 목조관음·대세지보살좌상(1811년).

문경 운암사 ‘극락전’ 내 목조관음·대세지보살좌상은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전반에 활동한 마일, 금문 스님 등 혜희 계보 조각승이 제작한 불상으로 추정된다.

장수 팔성사 ‘대웅전’ 내 목조아미타불좌상(1550년경).

장수 팔성사 ‘대웅전’ 내 목조아미타불좌상의 경우 얼굴, 옷주름, 손 등의  표현은 17세기 중반 활동한 응혜나 계찬 스님으로 이어지는 계보의 조각승이 만든 불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수 용문사 관음전 목조관음보살좌상(1773년경).

경찰은 “문화재 사범들은 선의의 취득자임을 내세우고 사망한 자에게 책임을 떠넘겼으나, 대흥사 삼존불상의 경우 봉안처 등 확인이 가능한 복장물이 있음에도 어떠한 전시·조사·연구도 없이 장기간 은닉해 수사기관의 단속을 회피해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해당 문화재들을 중앙박물관에 보관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도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있는 문화재의 도난 예방과 도난 문화재의 회수를 위한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