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 스님 초기경전 강의
미산 지음, 불광출판사
384쪽, 2만원

초기경전이란 부처님이 살아생전에 말씀하신 내용을 제자들이 정리한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디가 니까야』, 『맛지마 니까야』, 『상윳따 니까야』 등 빨리 니까야와 한문으로 번역된 『아함경』 등이 있다.

초기경전은 부처님의 설법을 직접 들은 제자들이 암송을 통해 후세에 전한 것이라, 부처님의 원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마디로 초기경전은 재해석이나 가공의 손길이 닿지 않은 ‘부처님 말씀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이다.

초기경전에서 말하는 불교의 핵심교리는 연기법과 일체법, 삼법인, 사성제이다. 초기경전의 가르침이 마음속에 확립되었을 때, 비로소 대승경전의 세계도 섭렵할 수 있고 선어록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있는 직관력이 생기게 된다.

저자 미산 스님(사진)은 스리랑카와 인도에서 빨리어 경전을 공부하고, 다시 현대 불교 연구의 중심지인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에서 6년여의 연구 끝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하버드대학교 세계종교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중앙승가대학교 교수를 역임한, 이름난 학승이다. 현재는 상도선원 선원장으로 법회와 명상을 지도하고 있다.

스님의 대표적 저술인 『미산 스님 초기경전 강의』는 2010년 초판이 나왔다. 상도선원에서 행한 초기경전 1과정 강의내용을 묶어 펴낸 것이다. 지난 6년간 불교공부에 목말라하는 이들의 갈증을 풀어주며, 초기경전 입문서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엔 일부 내용을 수정 보완하고 편집 디자인을 새롭게 바꿔 개정판을 펴냈다.

이 책은 불교의 네 가지 핵심교리를 바탕으로 그에 해당하는 경전 내용을 풍부하게 발췌해 수록하고 있다. 팔정도를 걷듯이 총 8강에 걸쳐 전개되는 자상한 해설은 독자들을 편안하게 초기경전의 세계로 안내한다.

1강은 책 전체의 로드맵에 해당한다. 초기경전의 어원과 발생, 종류 등 다양한 정보를 수록해 독자들이 초기경전의 세계에 좀 더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2강에서는 불교의 핵심 가르침인 ‘연기법’을, 3강에서는 ‘일체법’을, 4강에서는 ‘삼법인’에 대해 얘기한다. 5강은 ‘사성제’, 6강은 ‘업과 윤회’, 7강은 ‘생활 속의 연기법 수행’을 각각 주제로 삼았다. 8강에서도 「자애경」과 「자애송」, 「보배경」, 「최상의 행복경」을 읽으며 생활 속에서의 구체적인 연기법 실천을 모색해본다.

책 앞쪽 ‘강의에 들어가며-나의 수행도정’도 읽을거리의 하나다. 22쪽에 걸쳐 미산 스님의 출가와 학문, 수행에 관한 이야기들이 드라마처럼 펼쳐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