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9일 경내 대웅전 앞마당서 단오재 화기애애(和氣愛愛) 봉행
양기가 가장 센 날로 불리는 단오의 화기를 누르고 신도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이색적인 행사가 마련됐다.
서울 조계사(주지 지현 스님)는 음력 5월 5일인 6월 9일 단오를 맞아 경내 대웅전 앞마당에서 ‘단오재 화기애애(和氣愛愛)’를 봉행했다. (사진)
이날 행사는 예로부터 ‘양기가 가장 센 날’이라고 여겨져 온 단오에 화기(火氣)를 누르고 화기(和氣)를 더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주지 지현 스님은 이날 주요 소임자 스님들과 대웅전에서 소금 단지 4개를 옮겨온 뒤 한지에 ‘水(물 수)’를 적어 봉하고, 각각의 단지를 앞마당 4곳에 묻었다.
이어 단오를 맞아 청포물에 80세 이상 할머니.할아버지 10명의 발을 정성껏 닦아드리며 어르신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세족식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가운데 지현 스님은 구순이 넘은 연세에도 63년째 조계사의 크고 작은 법회와 기도에 빠지지 않고 참여해 지난 2월 개근상을 받은 김 석(91, 법명 무애월) 할머니의 발을 닦고 청포로 만든 핀을 선물하며 어르신의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이에 김 석 할머니 등 어르신은 합장 인사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지현 스님은 “해인사, 통도사 등 사찰에서는 화마를 누르기 위해 1년 중 양기가 가장 강한 날인 단오에 소금을 묻는 풍습이 있다”면서 이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오늘로 여름이 본격 시작되는 가운데 시원하게 여름을 잘 보내 건강하고 모든 소원이 이뤄져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지현 스님과 주요 소임자 스님들은 500여 사부대중과 경내를 돌며 탑돌이를 한 뒤 ‘화기(火氣)를 누르고 화기애애(和氣愛愛)한 복된 가정을 만드는 지혜를 찾으라’는 의미에서 참석 대중에게 지현 스님의 친필이 적힌 부채와 소금을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