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속, 남녀, 생사, 명암 등 이분법적인 논리를 넘어 번뇌와 부처가 서로 다른 것이 아님을 깨우쳐 불도를 이루기를 바랍니다.”

부처님의 일화부터 선종, 우두종6대조사 혜충선사의 선문답까지 불교에 대한 박학다식함이 한권의 에세이로 탄생했다.

석진오 스님의 『번뇌를 지닌 채 부처가 된다』가 바로 그 것이다.

책은 간화선인가 위빠사나인가의 단순한 선택적 선전을 넘어 한국 불교인만의 독창적 인생론을 담고 있다.

책의 제목부터 단순한 표현은 아니다. 번뇌가 바로 보리라는 『육조돈황본 육조단경』의 한구절처럼 책은 번뇌와 부처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이라는 일여의 논리를 펴고 있다.

번뇌를 지닌 채 부처가 됨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저자는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인연법,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무상법 그리고 모든 것은 실체가 아니라는 무아법을 설명한다.

우리 사회는 현재 대통령부터 노숙자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이분법적인 사고와 흑백논리가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해서 한국사회는 서로 편가르기가 매우 심해 투쟁과 소외와 고독이 질병처럼 밀려오고 있다.

의례적인 종교보다는 실제의 삶을 중시하고, 번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번뇌와 싸우지 않고 그대로 참된 인간이 되는 불교공부에 관심이 있다면 『번뇌를 지닌 채 부처가 된다』는 훌륭한 도반이 되어줄 것이다.

석진오/ 우리출판사. /36쪽/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