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사대부 무덤 이야기
김우림 지음, 민속원
408쪽, 3만9000원

변화무쌍한 조선시대 묘제를 통해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엿보는 책이다.

저자는 서울역사박물관장과 울산박물관장을 역임한 무덤 전문가 김우림 박사.

저자는 먼저 조선시대 묘제를 전반적으로 개관하고 사상적 기반을 간략히 살펴본 뒤 상부구조와 상징체계를 분석한다. 이어 사대부 묘역 석물의 특징과 양식의 변천과정을 점검하고 조선시대 무덤양식의 변천과정을 도출해낸다.

그에 따르면 조선시대 사대부 묘역은 처음에 석실묘와 석곽묘를 사용하다가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가 제시하고 있는 회격묘(灰隔墓)로 정착돼갔다. 이어 임진왜란 이후 17세기부터 『주자가례』가 제시하고 있는 회곽묘(灰槨墓)로 전환되기 시작해, 18세기 이후로는 완벽하게 회곽묘로 대체됐다.

왕릉을 포함해 특히 사대부 묘역에서는 불교, 성리학, 풍수지리설 및 음양론 등 다양한 사상적 문화요소가 융합되어 묘제에 반영됐다. 뿐만 아니라 조선 왕조의 묘제에 대한 정책, 경제적 이유, 죽음에 대한 인식 문제 등으로 조선시대 전 시기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저자는 이같은 연구내용을 기록한 논문 <서울·경기지역의 조선시대 사대부 묘제 연구>로 2007년 고려대 대학원 문화재협동과정에서 민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까지 조선시대의 묘제(혹은 무덤)에 관해 역사학자와 고고학 전공자들 사이에는 전통적으로 인류의 역사상 묘제는 쉽게 변하지 않았다는 통설이 퍼져있었다. 조선시대의 묘제 역시 큰 변화 없이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되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대부분 가지고 있었다. 저자는 묘제에 나타난 상징성과 변화과정을 어떻게 해석해야 옳은 것인지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 조선시대 묘제를 잘못 해석했던 기존의 편견을 비판하며 수많은 현장을 발로 뛰었다.

이 책은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근간으로, 일반인과 연구자를 위해 그 이후에 연구된 성과를 보강해 단행본으로 펴낸 것이다. 책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는 부록에는 신도비, 묘비, 장명등, 문인석, 동자석 등의 목록이 게재돼있다. 그의 발품이 닿은 증거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