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행복
린다 리밍 지음, 하창수 옮김, 곰출판
336쪽, 1만4000원
히말라야의 조그만 불교 나라 부탄은 도대체 어떤 나라이기에 국민의 대다수, 무려 97%가 행복하다고 말할까? 모르긴 해도 국민행복지수 하위의 불명예를 안고 사는 국가의 국민으로서는 참으로 궁금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생각은 거기서 멈춘다. 그렇다고 내친김에 부탄으로 훌쩍 떠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린다 리밍도 마찬가지였다. 1980년대에 대학을 졸업하고 서구의 많은 젊은이들이 그렇듯이 세계를 유랑하며 식견을 넓히는, 그런 삶을 살았다. 그러다 우연히 히말라야 구석에 붙어 있는 작은 나라에 가게 되고, 그 뒤 그녀의 삶은 송두리째 뒤바뀐다. 물론 그때까지 그녀가 부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곤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경관이 수려하고 국민 대부분이 행복을 느끼며 산다는 것 정도였다.
그녀는 1997년 미국을 떠나 부탄으로 삶의 터전을 완전히 옮겼다. 작은 공립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일하면서, 탱화를 그리는 부탄인 화가를 만나 결혼하고 부탄인 소녀를 양녀로 두었다. 현재는 미국과 부탄을 오가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이 책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종교적 차원에서 부탄을 낱낱이 파헤쳐 보여주거나 부탄 사람들의 속내를 들여다보지 않는다. 저자는 부탄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직접 몸으로 부대끼고 배우고 느낀 것들을 우리에게 담담히 들려줄 뿐이다. 세상에서 오염되지 않은 곳 부탄이 특별한 이유를 전하는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속도에 지친 우리만큼은 아니더라도 부탄 역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그곳에서 배운 지혜들은 변함없이 우리를 행복으로 인도할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