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는 ‘초장, 중장, 종장 3장 45자 내외’라는 틀 때문에 딱딱하고 폐쇄적인 문학 장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미 사라진 문학 장르라고 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닙니다. 아름다운 우리말이 살아 있는 한 영원히 살아갈 현재진행형의 시 형식입니다.”

시조감상에세이 『하늘의 소리, 땅의 소리 백팔번뇌』를 출간한 시조시인 홍성란 씨는 시조란 현재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문학이라고 강조한다.

홍성란 씨는 “시조의 원래 뜻이 시절가조(時節歌調), 즉 당시에 유행하던 노래였던 것처럼 대중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 특징”이라며 “한국인의 몸에 밴 삶의 리듬, 말의 리듬을 가다듬으면 그것이 곧 시조가 된다”고 설명했다.

“서정주, 박재삼, 조지훈 등 시인들의 시에서도 어렵지 않게 시조 형식을 확인할 수 있다”는 홍성란 씨는 책에서 현대시조를 소개하며 자연스러운 시조의 가락에 중점을 두어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은 시조의 가락에 중점을 두었지만 시조를 읽을 때마다 느낀 감동을 그대로 글로 옮겨 적어 시조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다.

“애잔하다.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다 보면 핑그르 눈물이 돈다”며 이지엽의 ‘해남에서 온 편지’를 소개할 때면 홍성란 씨는 “읽는 순간 가슴에 와 닿지만 무문 스님 게송을 해석하면 본래 맛을 잃어버리듯 그저 음미할 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조주환의 시조 ‘미소’이다.

홍성란 씨는 이 시조에서는 백년만의 불황이라는 오늘을 헤쳐 나아갈 영혼의 꽃과 미소를 보았다.

우리 한국인의 삶이 그대로 묻어나는 시조, 우리 이야기를 우리말로 쉽게 풀어 우리 리듬에 얹어 놓은 것이 시조임을 강조하는 홍성란 씨는 “한편 한편을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읽고 소리 내어 읽다보면 어느새 시조가 곁에 다가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책은 홍성란 씨가 선별한 현대시조 총 108편이 수록돼있으며 각 시조마다 에세이 형식의 감상이 첨부돼 있다.

홍성란/ 아름다운인연/ 232쪽/ 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