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으로 읽는 금강경 = 금강경은 육조혜능의 법맥을 계승한 대한불교조계종의 소의경전이다. 때문에 그동안 국내에서도 금강경 해설서는 수없이 많이 나왔다. 무심선원 김태완 선원장이 설법한 이 책은 금강경의 언구를 해설하여 알음알이를 늘리거나 생각으로 이해하게 하지 않는다. 대신, 금강경이 처음부터 끝까지 가리켜 보여 주고자 하는 것, 즉 모든 것의 바탕인 ‘마음’을 시종일관 분명히 가리켜 보여 줌으로써 진지하게 발심한 구도자라면 단박에 깨달음의 자리에 눈을 뜰 수 있도록 안내한다.

불교에서의 깨달음이란 우리의 본래 성품인 ‘마음’을 깨닫는다는 뜻이다. 마음이 곧 진리이므로, 마음을 깨달으면 곧 진리를 깨닫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마음이란 모든 것의 근원이자 바탕이며, 한순간도 끊어짐이 없이, 변함없이, 늘 지금 여기에 현존하는 마음을 가리킨다.

모든 부처와 조사와 선사들이 가리키려 했던 것도 이 마음이고, 모든 경전이 가리키는 것도 역시 이 마음 하나뿐이다. 그런데 이 마음이라는 것은 어떤 대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구도자들이 마음을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마음은 잘못된 방식으로 찾으면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는 것이지만, 진리를 깨친 선지식의 바른 지도를 받으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다. 이 책은 2004년 고요아침에서 출간된 것을 일부 개정한 것이다. 79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통해 수많은 방향에서, 수많은 손가락으로 이 마음 하나를 가리키므로, 책을 읽는 동안 독자로 하여금 저절로 몰입되어 이 마음 하나를 가장 효과적으로 밝힐 수 있게 했다.

침묵의향기, 790쪽, 3만2000원

정토종 개론 = 칭명염불을 중심으로 한 정토종의 종지와 역사, 수행법을 총망라한 보기 드문 개설서이다. 중국 정토종은 당나라 선도대사에 의해 창립됐다. 선도대사는 도작 스님을 스승으로 가르침을 받았고, 도작 스님은 담란 스님의 가르침을 이어받았으며, 담란 스님은 인도의 천친보살과 용수보살의 가르침을 이어받았다.

이 책은 선도대사의 종의(宗義)를 기준으로 삼고, 용수와 천친ㆍ담란ㆍ도작 등 조사들의 교의를 꿰뚫어 특별히 정토종의 교의를 정립해나갔다. 그럼으로써 정업행자들에게 체계적인 지식을 제공했다. 초학자들의 편의를 위해 부록부분에 주석을 달고 아울러 문헌의 출처를 밝혀두었다.

저자는 중국 안휘성의 정종법사. 1996년 혜정법사를 만나 선도대사의 정토법문을 듣고 크게 감동하게 되었다. 이후 한결같은 마음으로 경론을 인쇄하고 법문을 하는 등 선도대사의 정토법문을 널리 펴고 있다.

책은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총괄적인 서술이고, 나머지는 부분적인 서술이다. 2ㆍ3ㆍ4장은 교리의 부분에 해당하고, 5ㆍ6ㆍ7장은 실천의 부분에 해당하며, 제9장은 증득의 부분에 해당한다. 제8장은 앞의 문장을 받아서 뒷 문장을 잇는(承上起下) 역할을 한다. 이 책의 뒷부분에 <정토종교장>을 실어 정토종의 대강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자력수행과 타력수행을 교리와 행법을 통해 비교하면서 가장 쉽고 빠른 성불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염불행자들은 물론, 불교입문자나 참선, 다라니, 위빠사나 등 다른 수행법을 닦는 불자들도 꼭 읽어볼만한 불교수행 지침서이다.

비움과소통, 300쪽, 1만3000원

마음의 그림 = 서영원 전 광주지방보훈청장의 시에 지리산 대원사 혜성 스님의 사진이 곁들인 시화집이다.

시인은 이번 시의 주제를 “삶이란 사람과 자연이 하나 되어 세상 속에서 사랑을 노래하다”로 잡았다. 자연친화적 삶이야말로 주인과 객이 따로 없고 하나임을 말하기 위해서다.

젊어서 시인은 과시하기 위한 이기심에서 글을 썼다고 고백한다. 지금은 무엇을 얻기 보다는 눈앞에 아롱거리는 모르는 것을 재미삼아 쓴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글을 씀으로써 스스로를 치유하고 자신과 화해하며 부족한 자기를 발견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시인은 남을 위하고 나를 비우는 자원봉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버킷리스트 1번은 자원봉사 1만 시간 채우기이다. 지인들과 밀접한 교류를 통해 공연봉사단을 만들어 매주 요양병원을 찾아가 노래 부르고 춤추며, 사랑을 나누고 행복을 전하고 있다.

이 시화집은 인생이란 연극 무대에서 시인의 마음이 그려낸 아름다운 그림에 다름 아니다. 지리산 대원사 혜성 스님이 시에 딱 들어맞는 감성적인 사진들을 보태어 책의 품위와 무게를 더했다. 독자들에게는 사람과 자연,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삶을 관조하며 본래의 자기를 되돌아보게 하는 종이거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비움과소통, 174쪽,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