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성철 스님이 행인사 가야총림의 최고어른인 방장에 오른 해이다. 이때부터 성철 방장스님은 스님들의 3개월 집중 수행기간인 안거 때 보름마다 법상에 올라 스님들의 수행을 점검하는 법문을 펼쳤다. 이른바 상당법어.

상당법문은 선종 정통의 법문양식을 그대로 따라 이루어지는데, 1967년부터 1982년까지 성철스님이 했던 상당법문을 모아 출간한 것이 그 유명한 『본지풍광本地風光』이다. 그리고 지난 2007년 성철 스님의 강설을 덧붙여『본지풍광』의 일부를 새로 출간한 『무엇이 너의 본래면목이냐』1권을 낸 데 이어 이번에 『무엇이 너의 본래면목이냐』2권(장경각)이 새로 출간되었다.

깨달음을 강조하며 선종 정통의 기치를 드높인 성철 스님의 육성법문을 담고 있는 이 책을 두고 사람들은 이 시대의 벽암록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그날의 법문에서 전달할 핵심내용을 적은 수시(垂示), 성철 스님께서 제기한 선문의 공안인 본칙(本則), 본칙 공안에 대한 옛 스님들의 법문인 염, 본칙 공안에 대한 옛 스님들의 게송인 송(頌), 본칙과 염과 송에 대한 성철 스님의 간단한 평인 ‘착어(著語) 등이 긴밀한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즉 임제종의 벽암록과 종용록에서 채택하고 있는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1권에서 전체 100칙 가운데 35칙까지를 담고 있는데 이어 이번에 출간한 제2권에서는 36칙부터 마지막까지를 모두 담았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성철 스님이 겹겹으로 던지고 있는 공안과 함께 직접 전하는 주석이라고 할 만한 육성법문을 함께 함으로써 법회의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선종의 역사를 아우르며 펼쳐지는 성철 스님의 법문에 선사들이 깨달은 인연은 물론 선종의 역사를 함께 알 수 있는 귀한 책이다.

*성철 스님(1912∼1993)은?

1936년 해인사로 출가하여 1947년 문경 봉암사에서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기치를 내걸고 ‘봉암사 결사’를 주도하였다. 1955년 대구 팔공산 성전암으로 들어가 10년 동안 절문 밖을 나서지 않았는데 세상에서는 ‘10년 동구불출’의 수행이라고 칭송하였다. 1967년 해인총림 초대방장으로 취임하여 ‘백일법문’을 하였다. 1981년 1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에 추대되어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1993년 해인사에서 열반하였다.

성철 스님은 아직까지도 20세기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우리 곁에 왔던 부처’로서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