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기획강좌 ‘21세기 불교를 철학하기’ 강사진. 박찬국 이석재 권오민 김성철 박창환씨(첫째줄 왼쪽부터), 김호성 김재권 권순홍 강신환 김진씨(둘째줄 왼쪽부터), 김희헌 나종석 박인성 배경아 안환기씨(셋째줄 왼쪽부터),염승준 우희종 윤희조 허남결 허우성씨(넷째줄 왼쪽부터), 황설중씨.
지성불교, 불교인문학의 부흥을 주창하며 지난 2013년 9월 출범한 미붓아카데미(대표 이학종)가 올 하반기를 ‘불교 철학’의 시즌으로 장식하겠다는 야심찬 기획을 들고 나왔다.
미붓아카데미는 7월 1일 ‘미붓아카데미 강남’의 개설 프로젝트로 ‘21세기, 불교를 철학하다’를 마련하고, 7월 10일 아비달마 불교의 최고 권위자인 권오민 경상대 교수의 ‘불교와 지성’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18일 박찬국 교수의 ‘불교와 에리히 프롬’까지 총 22개 강좌를 매주 금요일 오후 7~9시에 서초구 방배동 동광로 59번지 소재 ‘마지’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미붓아카데미의 ‘21세기, 불교를 철학하다’ 강좌는 총 21명의 철학자들이 참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3개월 동안 기획 및 준비 단계에서부터 불교계는 물론 국내 철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기획의 참신성과 독창성, 그리고 종교와 국가를 넘나드는 글로벌한 범주 등 이전에 없던 기획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시선을 끌어 모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가 선 자리, 즉 동아시아와 한국의 불교라는 자리에서 출발하여, 동서양의 세계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철학적 지평을 탐색하며, 지구촌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21세기의 불교철학을 모색해보고자 하는” 목적에서 마련됐다.
미붓아카데미 이학종 대표는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기획배경을 “원효, 원측, 의상 이후 한국불교에서 지성의 흐름이 사실상 끊겼거나 미약해졌다”고 전제하고, “동서양의 문명적 교류가 원활해진 21세기 초, 비로소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진리의 가능성을 보게 된 시점에서 패권적 보편성도, 회의에 빠진 상대주의도 아닌 새로운 철학 사상으로서의 가능성을 서양철학과의 상호교섭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불교에서 찾아보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미붓아카데미 강남’의 첫 프로젝트의 기획 및 진행을 총괄한 김현진 코디네이터는 이날 보충 설명을 통해 “‘21세기, 불교를 철학하다’ 프로젝트는 세계 최초로 서양철학과 불교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내는 자리이고, 15개 대학 21명의 철학계 대가들이 종교를 불문하고 참여하는 초대형 기획이며, 어렵게만 느꼈던 철학을 대중들이 쉽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강좌는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이라는 갈래와도 구별되는 독특한 나름의 세계를 형성해온 불교의 철학을 서양철학과 비교 정리하는 최초의 시도다. 또한 참여하는 21명의 철학자들이 모두 국내 철학계에서 분야별 대가라 할 수 있는 분들이며 종교도 다양하며 개신교 목사와 원불교 교무도 포함되어 있는 등 그 형식과 내용에서 불교적 카테고리를 넘어섰다는 데 또한 의미가 있다. 그리고 서양철과 불교 철학의 만남뿐 아니라 서양철학의 시기별 흐름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분야별 서양철학의 에센스만을 취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강좌가 진행되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찰음식점 ‘마지’는 오신채 없는 사찰요리 전문점으로 매 강좌가 끝난 후 한국 전통사찰의 정통 사찰음식을 제공, 회비 2만원(각 강좌당)으로 지적 풍요로움과 몸을 위한 식문화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도 제공한다.
이번 강좌에 참여하는 철학자들은 모두가 각 전문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이지만, 대표적인 학자로는 베스트셀러 <초인수업>으로 널리 알려진 박찬국 서울대 교수, 서양근대철학과 형이상학의 전문가이자 세계철학계에서 버클리-흄의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는 이석재 서울대 교수, ‘아비달마 구사론’부터 ‘순정리론’까지 부파불교의 핵심을 10여년에 걸쳐 완역한 국내 유일한 학자이자, 아비달마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는 권오민 경상대 교수, 불교 중관학의 대가이면서 연구의 분야를 뇌과학과 진화생물학 등까지 확대해가고 있고 어려운 불교의 교리를 쉽게 풀어서 일반에 전달하는 탁월한 내공으로 학술세미나장에 구름관중을 몰고 다니는 김성철 동국대 교수, 미국 UC버클리 대학에서 최첨단의 학문을 익히고 국내로 들어온 대표적인 신진 불교학자로 아비달마 및 산스크리트어에 정통한 박창환 금강대 교수 등이 있다.
‘21세기, 불교를 철학하다’ 프로젝트의 좌장을 맡은 미산 스님(전 중앙승가대 총장직무대행, 상도선원)은 “불교의 철학적 가치를 서양철학과의 상호교섭을 통해 드러내려는 이번 프로젝트의 취지와 목적에 적극 찬동해 좌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면서 “단절, 또는 약화된 불교 지성의 흐름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다시금 살아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산 스님은 또 “미붓아카데미가 향후에도 불교와 과학의 상호관계를 모색하는 프로젝트 등 참신한 기획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붓아카데미는 ‘21세기, 불교를 철학하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연말 가칭 ‘로봇붓다’를 주제로 하는 국제세미나를 예정해놓고 있다. 또한 내년에는 ‘불교와 과학’을 테마로 한 대형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수강신청=010-6742-2151(정하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