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삼라만상 모든 존재와 낱낱 생명 그대로가 부처라는 가르침. 이 도리를 깨달으면 서 있는 그 자리가 극락이요, 해탈이라는 ‘법화경’ 사상의 깊고 깊은 도리를 한국선문을 대표하는 선사 금아혜국 스님이 ‘깊고 깊은 연꽃 가르침’이란 제목을 달아 책으로 펴냈다. (사유수 펴냄)

육조단경에서도 혜능선사가 극락의 존재유무와 극락 가는 길을 묻는 제자에게 확연하게 그 답을 일러주었듯이 혜국선사도 법화경의 진수를 특유의 확신에 찬 힘 있는 설법으로 파헤친다. 법을 찾기 위해 스스로 손마디를 태우는 치열한 수행을 마다하지 않은 수좌이기에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이 실린다. 같은 소리를 해도 그 소리가 금아혜국 선사의 입을 통하면 그 의미와 격조가 달라진다. 수행이 가져다주는 신이한, 아니 자연스런 현상이다.

선사는 말한다. 법화경을 통해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뜻은 ‘중생이 모두 부처’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고자 함이라는 것, 오직 이 일대사 인연을 위하여 이 땅에 오셨다는 말씀을 접하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신심이 우러나왔다고. 하긴 선사가 평생 참구한 화두선 역시 본래 부처인, 이미 깨달아 있는 자신을 제대로 알기 위함이 아니던가.

법화경의 가르침을 글로 옮기는 것은 허물을 더하는 것임을 잘 안다며 겸양을 감추지 않는 혜국선사는 “그러나 우리 모두가 부처라는 사실을 굳게 믿고 다함께 부처의 길로 가고자 하는 발원을 담아 책을 냈다”고 밝힌다.

“법화경을 배우면 이 모든 것들이 우주 전체와 나를 연관 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내 몸 하나를 만들기 위해 우주 전체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엄청난 이치를 알게 되는 것입니다.”

불교학자나 강사의 해설서가 아닌 개안종사의 호호탕탕한 직설을 글로 옮긴 터라, 문장마다 꿈틀꿈틀 활력이 솟는다. 책을 읽어가노라면 사자좌에 올라 상당법문을 하는 혜국선사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때론 포효하고 때론 한없는 자비의 미소를 머금는 선사의 표정 하나하나, 선사의 언설과 표정에 따라 일렁이는 법석 대중의 표정 하나하나가 모두가 연꽃이다. 연화장이요, 만다라의 세계다.

“부처님의 우리 마음속에 여래의 씨앗을 심어주러 이 땅에 오셨습니다. 부처님의 지혜를 열어(開) 보여주며(示) 깨닫게 하고(悟) 들어가게(入) 해주셨으니 앞으로 여러분의 삶은 더욱 향기로울 것입니다.”

이처럼 혜국 스님의 법화경 강설은 사실적이고 직설적이다. 수행자의 삶 속에서 훈습한 지혜와 직관의 힘이 느껴진다.

완전한 믿음을 갖춘 대승보살들을 위한 법화경이라는 부제를 단 법화경 해설서 ‘깊고 깊은 가르침’이란 부제를 단 이 책은 총 11개의 장으로 나눠져 있다.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