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본사 주지스님이 잇달아 책을 펴냈다. 통도가 원산스님의 『허공처럼 살아라』와 봉선사 정수 스님의 『참선공부와 함께 하는 선묵향기』가 그것.

‘허공처럼 살아라’ - 초하루 설법 모은, 처음이자 마지막 법문집

통도사 원산 스님<사진>은 4년 전 주지 취임 후 매월 음력 초하루마다 설법전에서 설법을 해왔다. 그 법문은 통도사 월간지 <보궁>에 매월 게재됐다. 책은 그 중 다시 읽어도 좋은 이야기들을 가려 엮은 것이다. 이해하기 쉬운 부처님의 가르침과 사회적 관심사를 주제로 삼은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다.

“출가 이래, 처음이자 마지막 법문집이라는 생각으로 원고를 준비했습니다. 인연 있는 누군가가 이 책을 통해 불법을 알아 지혜의 눈이 조금이라도 열린다면 그 이상 다행이 없겠습니다.”

책의 제목은 “누가 부처님 경계를 알고자 한다면, 마음을 허공처럼 맑게 가져라”라는 화엄경 말씀에서 따왔다. 4장 24편의 법문을 통해 스님은 믿고, 실천하고 기도하여, 너와 내가, 나아가 여래와 다르지 않음을, 허공과 하나임을 알려주고 있다.

영축총림 통도사 율주 혜남 스님은 “이 책은 원산 스님이 지계 정신에 바탕해 선과 교를 수행하고 주지 소임을 살면서 체험한 산 법문”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세간에 살기를 허공처럼,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공덕을 쌓아 수복을 누리고 구경에 불도를 이루기를 빈다.”고 말했다.

맑은소리맑은나라, 300쪽, 15,000원

‘참선공부와 함께 하는 선묵향기’ - 붓과 함께 쓴 선어록 해설집

봉선사 정수 스님<사진>은 1995년 이래 10안거를 성만했다. 그 이력을 바탕으로 주지 취임 후 시민선원을 개원해 재가불자들에게 참선과 교학을 지도해왔다. 교재용으로, <전등록>이나 <벽암록> 등에서나 볼 수 있는 주옥같은 선문의 게송들을 해설과 함께 붓으로 써 놓았다.

이 원고가 어느 날 봉선사를 자주 드나드는 연세대 철학과 신규탁 교수의 눈에 띄었다. “공부하는 납승이 무슨 책을 내느냐”는 스님의 손사래에도 불구하고 설득을 거듭한 끝에 한권의 책으로 출간됐다. ‘갑오년 하안거 참선을 시작하며’에서 시작해 ‘고향으로 돌아가다’까지 90편이다. 3개월간 재가불자들과 매일 한 편씩 법담을 나눈 기록이다.

신 교수는 “이 책에는 간화선을 수 십 년 실참한 수행자 자신의 화두 살림살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면서 “문자언설을 종횡무진 사용하면서도 그것에 매이지 않는 선승의 독서법이 잘 드러나 있다.”고 말했다.

  정수 스님은 서예가이기도 하다. 일찍이 청남 오재봉 선생에게 서예를 사사했고, 미국 하와이 대원사에서 특별개인전(2006)과 봉선사 육화당개원 특별개인전(2013)을 연 바 있다. 봉선사, 건봉사, 법흥사 등 전국 40여 사찰의 주련과 비문을 쓰기도 했다.

정우서적, 384쪽, 2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