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태 후 불교계는 시대 상황을 고려하는 삶의 의미 물음을 지속적 화두로 던지고, 고통받는 이들을 포용하는 ‘안심(安心)’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사진>는 4월 1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불교사회연구소(소장 법안 스님)․우리신학연구소․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공동주최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 토론회’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이날 ‘세월호의 윤리학과 불교의 역할’이란 주제 발표에서 세월호 사태를 “우리 자신과 사회의 모든 문제들이 서로 얽혀 빚어낸 총제적 사건이자 윤리적 사태”라고 지칭했다.
그는 “이 사태로 우리들이 잘 살고 사회와 국가는 제대로 돌아가는지와 같은 질문이 던져졌지만, 불과 1년이 지나기도 전 그런 물음들은 다시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삶 속의 의미 물음이 사회 전반의 문명 전환을 촉발하고, 종교의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로 보고 불교계에 오랜 전통의 화두 참구를 일상 속 삶의 의미 물음으로 재구성해 적극 제안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불교는 세월호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포용하는 안심(安心)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심’이란 불교계가 지난해 세월호 사태 후 벌인 위안과 평안을 줬던 역할과 같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세월호 생존자들과 유가족들의 상처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완결함으로써 비로소 치유될 수 있다는 정신과적 분석 결과에 주목하고, 종교계에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여건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외에도 “동체자비의 세계관과 윤리관을 바탕으로 타자의 고통에 지속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면서 법회나 템플스테이 공간을 개인과 사회 윤리 사이의 연결고리로 작동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세월호 참사 1년, 카톨릭 교회의 사회참여 성찰(경동현 우리신학연구소장) △메시아의 두 계보, 한국 개신교의 양면성을 통해 본 종교의 역할과 과제(김희헌 성공회대 연구교수)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15일 열린 '종교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 토론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