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 원로배우 여운계씨가 부슬비가 내리는 22일 저녁 8시 7분 끝내 인천 성모병원에서 타계했다. 향년 69세. 故 여운계의 장지는 경기도 고양시 해인사 미타원으로 정해졌다.

발인은 25일 오전 9시 빈소인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되며 이후 오전 11시 경기도 벽제 승화원에서 화장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여운계씨는 한 동안 폐암사실을 숨겨왔으나. 지난 달 23일 아침드라마 '장화홍련'에 하차하면서 폐암이 걸린 사실이 알려졌다.

여운계씨는 지난 2007년 9월에 신장암으로 당시 드라마 <왕과나>에서 하차한 뒤 치료후 석달 만에 복귀한 바 있다. 하지만, 암 세포가 폐로 전이되면서 다시 투병 생활이 시작했고, 최근 병세가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8일 만에 끝내 이승을 등졌다.

1940년 경기도 화성 출생인 고인은 무학여고와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62년 KBS탤런트로 데뷔, 드라마 <오 필승 봉순영>, <대장금> 등을 비롯해 영화 <마파도>와 <마파도2>등을 통해 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여운계씨의 타계소식이 알려지자,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이며 같은 불자로서 깊은 우정을 나눴던 탤런트 전원주씨와, 선우용녀씨 등 불자 연예인들이 슬픔을 감추지 못한 채 빈소를 잇따라 찾고 있다.

여운계씨의 빈소에는 평소 독실한 불자임을 알 수 있게, 卍자 표시가 들어간 영정 사진과 함께 영단 양쪽에 인로왕보살 번, 탑다라니도 등이 설치되어 있다.

*폐암으로 타계한 여운계는 누구?

여운계씨는 연극과 영화·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로 사랑을 받은 대표적인 여성 중견 탤런트다. 고려대 국문과 재학시절 연극반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토대로 1962년 KBS 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여운계씨는 이후 1964년 TBS 공채 탤런트로 다시 합격해 국내 최초의 일일연속극 ‘눈이 나리는데’의 시골다방 마담 역으로 안방극장에 데뷔했다.

여운계씨는 1968년 최무룡 감독의 ‘정 두고 가지마’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영화 ‘엄마의 일기’ ‘별난여자’ ‘목소리’ ‘마파도’ ‘저 하늘에도 슬픔이’ 등에 출연하며 스크린에서도 빼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드라마 ‘대장금’과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 ‘왕과 나’ ‘내 이름은 김삼순’ ‘안녕, 프란체크카 시즌 3’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엄격한 어머니이자 독특한 성격의 이모, 개성 넘치는 할머니 등 다채로운 배역을 소화했다.

1966년 제3회 동아연극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제10회 백상예술대상 여자최우수연기상(1974년), SBS 연기대상 특별상(1996년), KBS 연기대상 공로상(2000년) 등을 수상했다.

여운계씨는 지난 2007년 신장암 수술을 받은 뒤 출연하던 KBS 2TV ‘며느리 전성시대’에서 도중에 하차했지만, 성공적인 수술 이후 치료를 병행하며 연기에 복귀했다. 올해 KBS 2TV 아침극 ‘장화홍련’에 출연했다가, 폐암 증세가 심해져 지난달부터 입원 치료에만 전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