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부산불교연합회와 부산불교신도회가 진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 오는 4월 27일 봉행될 예정이었던 부산 연등축제 및 제등행렬 취소를 결정한 데 이어 전국 최대 신도를 갖고 있는 천태종 부산 삼광사(주지 무원 스님)가 행사 취소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삼광사 주지 무원 스님은 “부산불교연합회의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희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 무사귀환을 위해 부처님오신날 봉축연합대법회와 제등행렬 취소결정에 동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천태종 부산 삼광사 신도들이 진도참사 희생자의 왕생극락을 기원하고 있다.
무원 스님은 “CNN, 뉴욕타임스,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들도 진도 관련 소식을 주요 기사로 다루며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있을 만큼 국제적으로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시점에서 종교인으로서 또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슬픔을 함께 동참하고 애도의 시간을 가져야 함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다음은 삼광사 주지 무원 스님이 발표한 취소동참문 전문이다.
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 날
부산연등축제 봉축법요식 및 제등행렬 취소에 동참합니다.
삼광사는 부산불교연합회가 오전 11시 긴급회의를 열고 최근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희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 무사귀환을 위해 부처님오신날 봉축연합대법회와 제등행렬 취소 결정에 동참합니다.
삼광사는 부산불교계와 함께 한 마음 한 뜻으로 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는 부산연등축제 봉축법요식과 제등행렬을 환희롭게 준비하여 왔습니다.
하지만 행사를 앞두고 뜻하지 않게 국가적 대참사인 진도 앞바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로 현재까지 300여명에 가까운 실종자와 3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슬픔에 젖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해, 미국, 중국 등 각국에서 위로와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CNN, 뉴욕타임스,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들도 진도 관련 소식을 주요 기사로 다루며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있을 만큼 국제적으로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종교인으로서 또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슬픔을 함께 동참하고 애도의 시간을 가져야 함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올해 부처님 오신 날 봉축 슬로건도 “나누고 함께하면 행복해집니다”로, 진정 무엇을 나누고, 함께해야하는지 고민할 때입니다. 고통받는 중생을 위해 부처님께서 이 땅에 나투셨듯이, 부처가 힘들어 하는 중생을 찾아가는 마음으로 대승보살도를 실천할 때입니다.
불교인들이 진정한 부처님의 제자로서 봉축의 의미를 실천한다는 마음으로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현재 힘들고 슬픔에 빠져있는 ‘세월호’ 실종들의 무사생환과 희생자들의 왕생극락 기원, 구조활동을 펄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힘을 보태고, 슬픔에 빠져 있는 그들의 가족들을 위로하고, 실의에 빠져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함께 고난을 극복해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동고동락의 마음과 동체대비심으로 대승보살도를 실천할 것입니다.
삼광사는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도 이러한 사회분위기에 맞추어서 엄숙하고 애도와 기원하는 행사로 봉행할 예정입니다.
더 나아가 이를 계기로 종교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사회에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찾아 자비의 나눔문화를 실천하여 모두가 행복한 사회로 인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것입니다.
불기 2558년 4월 19일
대한불교 천태종 삼광사 주지 무원 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