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로를 따라 걷다보면 화성의 모습을 본따 만든 지동시장의 입구가 웅장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곳에서 좌측길을 따라가면 화성성곽길을 걸어 볼 수 있다.

팔달문 우측 남문시장이 있는 팔달문로를 따라 걷는다. 화성의 성곽 길을 따라 걷기 위해서는 이 팔달문로를 걸어 지동시장 입구로 가야 한다. 수원의 화성의 모양을 재현해 놓은 지동시장의 입구가 다리 건너편에서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 온다.

지동시장으로 들어서려면 다리 하나를 건너야 하는데 이 다리가 지동교다. 수원천을 건너는 다리 가 되겠다. 다리를 건너자니 수원천이 한참 공사 중 이다. 수원천은 원래 서울의 청계천처럼 복개도로였는데 개천 위의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복원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조감도를 보자니 그 모습이 아무래도 청계천을 모델로 한 듯싶다. 복개된 도로 보다야 낫지만 생태하천으로 복원하지는 않는 듯싶다. 제2의 청계천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수원의 화성.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은 역사를 따라 걷는 타임 여행이다.

동남각루에 올라서니 수원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옥상 위에 다보탑이 올려진 수원사. 수원사는 용주사의 직활포교당이다.

동이포루. 이 동이포루는 초소나 군사대기소와 같은 곳으로 화성에는 총 다섯개의 포루가 있다고 한다.

마치 서양의 작은 성을 연상시키던 화성의 봉돈. 화성행궁의 경계 상태를 알리기도 하고 국경의 경계 상태도 한양으로 전달하는 역활도 하였다.


화성 봉돈을 지나면 바로 만나게 되는 동포루. 동포루는 치성의 형태로 안에서 적군에게 화포로 공격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지동시장입구에서 좌측으로 길을 잡아 좁은 도로를 따라 걷는다. 좁디좁은 도로에 차들이 뒤엉켜 있다. 그 좁은 도로를 빠져나오니 수원화성의 성곽이 나타나기 시작을 한다.

탐방로가 시작되는 계단을 오르니 누각 하나가 마치 경비를 서고 있는 병사처럼 수원시를 내려다보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 누각이 동남각루이다. 화성의 성곽을 따라 지어진 이런 누각들은 모두 경계 및 감시뿐만 아니라 전시에 병사들을 지휘하는 곳으로 사용되는 건물들이다.

동남각루에 앞에 이르니 수원의 서남부 일대가 전부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팔달산의 서장대도 그 아래 대승원의 황금미륵부처님도 시야에 들어온다.

성곽을 따라 걷는다. 서울의 한양성곽을 따라 걷는 느낌도 들긴 하지만 성곽의 형태나 설치되어 있는 누각들이 달라서 그런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적군을 효율적으로 물리치기 위한 구조물인 치, 포루, 노대 등이 성곽의 요소마다 배치되어 있어 아무래도 한양성곽과는 다른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는 듯싶다. 또 성곽과 함께하고 있는 누각들이 성곽과 어우러져 돌아보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작은 봉수대가 설치된 봉돈은 서양의 작은 성을 연상시켜 그 모습이 인상 깊게 남겨지기도 한다.

수원 화성의 동문에 해당하는 창룡문에 도착을 한다. 수원시 팔달구 남수동에 위치 정조 19년에 완공 되었다고 한다.

말굽 모양을 하고 있는 창룡문의 외옹성의 모습. 이 외옹성은 적의 공격에 성문을 보호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적을 공격하기 용이한 구조다.

창룡문을 지나면 동북노대를 만날 수가 있다. 원형인 노대와 달리 직사각형 형태를 하고 있다. 노대는 쇠뇌를 쏘는 곳이기도 하다.

동북노대에서 바라 본 웅장한 모습의 동북공심돈. 성 위의 성의 모습을 하고 있어 이색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공심돈은 적의 공격으로부터 방어에 매우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고 한다.

화성의 동문에 해당하는 창룡문에 이른다. 창룡문은 서울의 동대문인 흥인지문을 연상시키는 구조로 되어 있어 더욱 눈길을 이끈다. 내 어릴 적엔 가끔 흥인지문에 올라가 놀곤 했던 적이 있어 그 모습이 흥인지문과 닮았음을 느끼게 한다. 커다란 성문 밖으로 말굽 모양의 옹성이 닮았다. 그러고 보면 내 어릴 적만해도 문화재에 대한 관리가 정말 허술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창룡문을 지나 동북노대 앞에 서니 그 모습이 독특하다. 노대란 쇠뇌를 쏘는 곳으로 쇠뇌는 석궁 형태의 거대한 활이다. 전돌로 쌓아 올린 동북노대는 다른 곳에서는 대개 원형인데 반해 이곳의 노대는 직사각형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동북노대에서 동북공심돈을 바라본다. 전돌로 높게 성을 쌓아 올리고 그 위에 누각을 지어 놓았다. 공심돈은 내부가 비워져 있는 방어시설로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어 더욱 주목하게 하던 구조물이었다.

동장대. 연무대로도 불리운다. 장수가 병사를 지휘하던 곳이며 총수들이 총을 쏘며 방어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연무대 누각 뒤에는 이렇듯 총포류를 설치해 놓고 적군이 공격시 성곽의 구멍을 통해 총수들이 총을 쏘며 공격을 하기도 했다.


동장대에서 바라 본 창룡문과 그 일대의 풍경. 드넓은 잔디밭 위로 펼펴지는 수원 화성의 모습이 시원하다.

동북공심돈을 지나 동장대로 오른다. 동장대는 연무대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번 화성 답사를 시작하던 지점에 도착을 한 것이다. 연무대 누각 뒤에 오르니 수원 시내가 한눈에 들어 온다. 그리고 길게 이어지고 있는 화성의 성곽도 드러나 보인다.

정조대왕의 개혁이 꿈이 고스란히 서린 수원 화성. 그 이루지 못한 꿈은 이제 세계문화유산이 되어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자랑스런 문화유산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