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말, 20년 가까이 일하던 신문사를 이런저런 이유로 떠난 후 꼭 4개월 하고도 열흘이 지나 다시 일터로 돌아왔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변화가 꽤 많았다. 먼저 종이매체에서 인터넷 미디어로 자리를 옮긴 것이 첫째이고, 관리자에서 기자로 복귀하는 것이 그 두 번째다. 하나 더 있다면 스스로 베테랑이라고 여겼던 자만심을 버리고 신입기자의 마음으로 재무장한 것을 들 수 있겠다.

사실 어느 것 하나 녹록치 않은 변화들이다. 이렇게 변화된 환경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지혜와 용기를 갖추는 것일 터이다. 부족한 지혜와 용기를 보완하기 위해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천군만마라고 했던가. 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탁효정 기자와 ‘다나’의 최대종 대표가 함께 하기로 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일터라 모든 것이 어렵고 열악한데도 크게 마음을 내주었다. 그 고마움을 다 갚기 어려운 소중한 동반자가 아닐 수 없다.

인터넷 매체는 종이신문에 비해서는 비용이 적게 드는 편이다. 그렇더라도 그것을 준비하는 절차가 힘겹기는 매한가지다. 불서도 잘 읽지 않고, 불교신문도 잘 읽지 않는 40대 이하의 젊은 층에게 불교를 전하는 가장 효과 있는 매개가 인터넷만한 게 없다는 확신으로 이 길을 택하게 되었다.

신문사를 떠나있던 4개월 여 기간 동안 불교계 소용돌이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소식 하나하나를 챙기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현실을 피부로 배웠다. 대다수 불자들이 불교계의 잡다한 소식에 그리 목말라 하지 않는다는 현실도 체감했다. 불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정보와 가치에 대해 이 기간처럼 진지하게 고민하고 느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지난 4개월은 휴식의 기간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처절한 반성과 그것에 기초한 재충전의 시간이었다.

인터넷 불교미디어의 설립을 준비하면서 번민이 없지 않았다.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 사람만 갖춰진다면 투자자 모집 등 여타의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된다는, 어느 경영철학서의 금언 같은 조언을 믿고 돈 문제보다는 사람을 구하는 문제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집중했었다. 그렇게 해서 신심과 실력을 갖춘 소중한 인재를 만나게 되었다. 거듭 말하지만 불보살님께서 맺어 주신 소중한 인연들이다.

이렇게 만난 오붓한 식구들이 이제 미디어붓다(mediabuddha.net)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장도에 나선다. 이 장도에 여러 불자들과 관계 전문가의 흔쾌한 동참을 요청한다. 미디어붓다의 주인은 궁극적으로 모든 불자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디어붓다가 천만불자의 미디어로 성장하는 충분조건에 해당된다.

미디어붓다에서 일하는 소수의 식구들이 담당한 일은 비컨대 방송국의 편성부분이다. 편집방향을 고민하고, 천만불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적절하게 편성하고 배치하는 일인 것이다.

나비효과, 즉 베이징의 재채기와 뉴욕의 폭풍이 무관하지 않다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그만 현실이 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저 멀리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의 환경재앙이 곧바로 나의 문제로 닥쳐오는 전대미문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강원도 오지마을에 사는 천재가 미국 아이비클럽의 영재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 중동의 정변이 지금 내가 몰고 있는 자동차의 사용빈도를 고민하게 하는 소위 글로벌 시대에, 새로이 시작하는 불교매체가 취해야할 포스는 어떤 것이어야 할까.

글로벌 시대에 불교 뉴미디어가 나가야할 방향, 이것을 화두로 들고 미디어붓다는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갈 것이다. 그 한 발짝이 종종걸음이 될지, 장천을 가로지르는 대붕의 거대한 날개 짓이 될지는 전적으로 불자네티즌들의 동참과 성원의 열기에 의해 정해질 것이다. 부디 미디어붓다가 천만불자 모두가 주인인 매체로, 3천5백만 네티즌의 신나는 놀이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연대중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그날까지 미디어붓다의 식구들도 간절한 기도와 실천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약속드리는 것으로 첫 칼럼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나무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