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ㆍ예술 > 이학종의 ‘불교명저 산책’
알쏭달쏭 반야심경이 술술~ 읽히네!
이학종 urubella@naver.com 2019-04-10 (수) 06:53
<행복의 발견-에세이로 읽는 반야심경> 히로 사치야 저/ 이미령 옮김
“반야심경의 반야가 지혜를 의미한다면, 그럼 ‘심(心)’은 무엇일까요? 이 말은 산스크리트 ‘프리다야’를 번역한 말입니다. ‘심장’, ‘핵심’, ‘중추’라는 의미입니다. ‘심경(心經)’은 바로 ‘대승불교의 핵심을 밝힌 경’이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대승불교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공(空)입니다. 모든 것이 공하다는 것이 대승불교의 기본교리입니다.
그럼 대체 공이란 무엇일까요? 공인 무엇인지를 잘 설명하기는 무척이나 어렵습니다만 저는 공이란 ‘차별하지 말라. 설사 차별을 하더라도 그 차별에 집착하지 말라.’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대승불교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공(空)입니다. 모든 것이 공하다는 것이 대승불교의 기본교리입니다.
그럼 대체 공이란 무엇일까요? 공인 무엇인지를 잘 설명하기는 무척이나 어렵습니다만 저는 공이란 ‘차별하지 말라. 설사 차별을 하더라도 그 차별에 집착하지 말라.’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든, 반야심경 해설서 가운데 추천할 만한 책이 있느냐고 물어오면 나는 주저 없이 일본인 불교학자 히로 사치야의 <행복의 발견>(대숲바람 펴냄)을 추천한다. ‘에세이로 읽는 반야심경’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을 펼치면 정말 에세이를 읽는 것처럼 술술 읽히는 명문의 연속의 만끽할 수 있다. 에세이, 즉 수필처럼 풀어썼다는 것인데, 정말로 붓 가는대로 쓴 글처럼 읽힌다. 히로 사치야의 원작이 원체 뛰어나지만, 이를 한글로 옮긴 이미령 선생의 빼어난 글쓰기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제2의 창작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실감나게 하는 번역 솜씨다.
300자도 채 되지 않는 반야심경은 한국 불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경전이다. 불자뿐만 아니라 웬만한 사람들도 다 안다. 절에서는 예불 때마다 독송되고, 수행법 중의 하나로 이루어지는 사경(寫經)도 반야심경을 가장 많이 한다. 이에 대한 책도 수없이 많다. 하지만 널리 알려지고 읽히고 있는 것에 비해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무조건 외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주 드물게 산스크리트 원문까지 뒤적이며 그 뜻을 알려고 애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반야심경의 본뜻을 알아보려고 들면 미궁 속에 빠져버리기 십상이다. 이유는 경전의 내용을 현실생활과 분리해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히로 사치야와 함께 반야심경 산책길에 나서면 사정이 달라진다. 히로 사치야와 함께 경 한 줄을 읽고서 세상을 찬찬히 살펴보면 횡단보도에서 스치는 사람, 지하철에서 읽은 책의 한 구절, 나를 뜨끔하게 비난하던 사람들의 손짓 등등에서 반야심경의 참 의미가 스미듯 가슴 속으로 파고든다.
무조건 외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주 드물게 산스크리트 원문까지 뒤적이며 그 뜻을 알려고 애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반야심경의 본뜻을 알아보려고 들면 미궁 속에 빠져버리기 십상이다. 이유는 경전의 내용을 현실생활과 분리해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히로 사치야와 함께 반야심경 산책길에 나서면 사정이 달라진다. 히로 사치야와 함께 경 한 줄을 읽고서 세상을 찬찬히 살펴보면 횡단보도에서 스치는 사람, 지하철에서 읽은 책의 한 구절, 나를 뜨끔하게 비난하던 사람들의 손짓 등등에서 반야심경의 참 의미가 스미듯 가슴 속으로 파고든다.
반야심경의 핵심사상인 ‘공(空)’의 철학은 선입관을 갖고서 세상을 고정화된 시각으로 보지 말고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이 책은 반야심경의 한 구절 한 구절을 이해하기 쉽도록 적절한 예화를 들어 일상의 문제와 접목시켜 설명해 놓고 있어서 반야심경의 가르침을 우리 삶의 든든한 울타리로 삼도록 하고 있다. 이 책에서 공에 대한 설명을 한 부분을 살펴보기로 하자.
히로 사치야는 공을 ‘차별하지 말라, 차별하더라도 그 차별에 집착하지 말라’는 의미라고 화두 던지듯 툭~ 던져놓고는, 돌연 이야기의 시공간을 인도 캘거타의 후글리 강 저녁 풍경으로 훌쩍 옮겨간다. 바나나, 귤 껍질 따위의 쓰레기가 뒤덮인 후글리 강에서 태평스럽게 목욕을 하는 인도인들을 보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던 차에, 함께 여행을 하는 일행 가운데 연세 많은 한 어르신의 “아, 정말 멋진 광경!”이라는 감탄사를 들으며 도무지 납득이 안 돼 어리둥절했던 이야기, 그리고 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앵글을 맞춰 찍은 후글리 강을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후 인화했을 때, 인화지에 나타난 후글리 강의 아름다운 광경을 보며 쓰레기에 집착해 정작 여행 당시 현장에서 느꼈어야 할 것을 느끼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또는 안타까움을 통해 공의 의미를 멋들어지게 설명한다.
“쓰레기를 더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찌 보면 그것은 쓰레기라고 이름을 붙였기 때문에 더러운 것일 뿐 그러 고정관념을 없앤다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우려먹고 남은 녹차 찌꺼기를 생각해봅시다. 다완(茶碗)에 담긴 찻잎은 조금도 더럽다는 생각이 안 들지만 그것이 설거지대에 버려지는 순간 더러워집니다. 장소가 달라지고, 차 찌꺼기에 ‘쓰레기’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만으로 한 순간에 더러워지고 맙니다. 차 찌꺼기 자체는 변함이 없으니 결국 달라진 것은 그것을 보는 마음입니다.”
히로 사치야는 이런 비유로 반야심경이 말하는 공을 설명한다. 차 찌꺼기는 공이요, 그것을 더럽게 만든 것은 우리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더럽힌 사물에 집착하고 있었던 것이며, 그런 집착을 멈추라는 것이 공의 가르침이라는 것이다.
히로 사치야의 반야심경 해설서 <행복의 발견>은 욕망의 함정에 빠져 불행과 좌절감 속에 갇혀 사는 현대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하면 삶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는 멋진 경전해설서이다. 불교의 대표적 경전인 반야심경을 88가지 주제로 나눠 에세이로 풀어쓴 이 책은 종교를 초월하여 불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일상의 살림살이로 삼을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구성된 점이 큰 장점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여행담이나 문학 속의 이야기, 또는 설화와 선가의 이야기 속에서 저자는 경쾌하고 신선하게 반야심경을 풀어가면서 세간의 상식과 선입관에서 벗어나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야심경은 ‘관점의 혁명’을 가르친 불교 경전이라고 할 수 있다. 제대로 그 뜻을 알아보고 싶지만, 막상 대하면 어렵고 무겁게만 느껴져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반야심경을 이 책은 독자들이 부담감 없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인도해준다. 이 책은 일본에서 1990년에 초판이 나온 이래로 꾸준히 사랑받아 오고 있으며, 한국어로 번역된 후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히로 사치야는 일본 사람들이 아끼는 대표적인 불교학자로서 경전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서 평이하고 유려한 문체로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생활 속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글을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역자 이미령 선생 또한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히로 사치야의 <수필로 쓴 불교>를 번역한 역량 있는 불교 학자로 현장에서의 다년 간의 경전 강의와 불교에 대한 깊은 이해로 맛깔나게 이 책을 번역해내고 있다. 여기에 뛰어난 불교적 감수성으로 반야심경의 핵심 사상을 재치 있게 표현해낸 일러스트레이터 정진웅 씨의 그림이 곁들여져 이 책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모두를 프로듀싱한 작지만 강한 출판사 ‘대숲바람’을 이끌고 있는 박효열 대표의 탁월한 안목을 확인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역자 이미령 선생 또한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히로 사치야의 <수필로 쓴 불교>를 번역한 역량 있는 불교 학자로 현장에서의 다년 간의 경전 강의와 불교에 대한 깊은 이해로 맛깔나게 이 책을 번역해내고 있다. 여기에 뛰어난 불교적 감수성으로 반야심경의 핵심 사상을 재치 있게 표현해낸 일러스트레이터 정진웅 씨의 그림이 곁들여져 이 책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모두를 프로듀싱한 작지만 강한 출판사 ‘대숲바람’을 이끌고 있는 박효열 대표의 탁월한 안목을 확인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히로 사치야와 함께하는 반야심경 산책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발견하시기를 권한다.
목차저자 서문｜관점을 바꾸면 인생이 즐겁다
제1강 매력의 원천
제2강 빗물과 소쿠리
제3강 미다스왕의 손
제4강 인식파
제5강 관세음보살의 경전
제6강 모습이 없는 부처님의 설법
제7강 칸다타의 거미줄
제8강 키사 고타미 이야기
제9강 지혜의 완성
제10강 후그리강의 저녁 풍경
제11강 현장 삼장의 번역
제12강 급한 성격의 실체
제13강 자유자재로운 사람
제14강 관점의 혁명
제15강 두 남자의 소원
제16강 내가 변하면 대상도 변한다
제17강 끔찍한 지혜
제18강 사리자는 누가 불렀는가
제19장 조롱당하는 사리자
제20강 오징어와 낙지
제21강 벌거벗은 임금님
제22강 긴머리 여학생
제23강 붉은 태양, 노란 태양
제24강 진정한 이해
제25강 매일매일을 좋은 날로 만들라
제26강 감정의 사회화
제27강 두번째 화살
제28강 미안하지만…용서해주렴
제29강 뛰어난 구성
제30강 참다운 보시
제31강 진실한 황금
제32강 불생불멸
제33강 생각의 실험
제34강 마이너스 사고를 멈춰라!
제35강 료칸 스님의 솥
제36강 소승불교에 대한 비판
제37강 저울 없이 나누기
제38강 안전유리의 발상
제39강 선승과 미녀
제40강 고목한엄
제41강 돛단배
제42강 의식의 차이
제43강 소승불교의 교리
제44강 선입관을 버려라
제45강 할머니와 틀니
제46강 노년도 즐겁다
제47강 서른 걸음
제48강 연기
제49강 네 가지 진리
제50강 팔정도
제51강 뷔리당의 당나귀
제52강 아라비아 숫자 4
제53강 출가 지상주의 불교
제54강 화톳불 속의 토끼
제55강 두 걸음 후퇴, 한 걸음 전진
제56강 정진
제57강 바나나와 보시
제58강 젠틀맨의 C
제59강 피할 수 없는 운명
제60강 공덕의 의미
제61강 열반
제62강 느긋하게 걷기
제63강 부처가 되기 위한 가르침
제64강 삼세불의 개념
제65강 중도의 길
제66강 방편
제67강 불상의 종류
제68강 여도의 죄
제69강 네 개의 사과
제70강 진실한 말의 힘
제71강 화안애어
제72강 인샬라와 주呪
제73강 청구서 같은 기도와 영수증 같은 기도
제74강 살인마 앙굴리말라
제75강 부처님이 거짓말을 피하는 법
제76강 반야바라밀의 주문
제77강 아주 멋진 효험
제78강 불가사의한 힘
제79강 오종불번五種不飜
제80강 지옥탕과 극락탕
제81강 제가 당신에게 친절을 베풀었나요?
제82강 아수라의 정의
제83강 마음을 살펴라
제84강 부처님의 눈
제85강 기쁨의 노래
제86강 공이라고 간주하기
제87강 모두가 관세음보살
제88강 행복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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