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연재 > 빤냐와로 삼장법사의 테라와다 이야기

“病苦로 일어난 성냄의 해로움 제거하기 위해”

빤냐와로 삼장법사 | mediabuddha@naver.com | 2016-11-01 (화) 10:39

삼장법사 빤냐와로 스님의 “테라와다 이야기” 26-스님의 필수품⓸ 의약품
“불교에서는 죽을 때까지 돌보는 게 원칙…안락사 권하는 일 있을 수 없어”

 
15. 평상시 생활에서 테라와다 스님들에게 필요한 물품 ⓸
 
(4) 의약품(putimuttabhesajja)


putimuttabhesajja는 부패하여 심하게 냄새나는 사람이나 어린 송아지의 소변을 끓이거나 발효시켜 만든 약을 말하는데, 맛이 쓰며 복통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약이라고 번역되는 bhesajja는 식사와 중복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모든 음식을 약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적절한 시간에 약으로서 먹으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식사와 약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비구의 식사에 관한 주요 규정에는,
① 식사는 오전 중에 먹어야 한다.
② 보시된 것이 아니면 먹을 수 없다.
③ 하룻밤이 지난 음식은 다음날 먹을 수 없다.
④ 먹고 싶은 것을 청해서는 안 된다.
⑤ 잔식법(殘食法)에 따라, 󰡐나는 다 먹었습니다. 이것은 남은 음식입니다󰡑라고 (마음속으로) 선언하면 그 날은 오전중이라도 다시 식사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것이 약으로 쓰일 때는 이런 규정을 받지 않게 됩니다.

 

빨리어 경장과 율장 속에서 Bhesajja라는 용어가 쓰이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일반적인 약을 나타내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특정한 증상을 위한 약을 나타내는 경우이고, 세 번째는 약을 보관하는 주머니를 나타내는 경우입니다.

 

첫 번째의 일반적인 약은 치료를 위해 약을 이용하도록 허용한 것으로 환자의 증상에 적절하고 필수적인 약이나 기구들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한 수단으로서의 약은 재가자의 보시로 이루어지고 병을 고치기 위해 허용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의 특정한 증상을 위한 약에는 송아지의 소변을 발효시켜 만든 부란약(pūtimutta bhesajjāna), 병이 생기면 7일간 보관하며 먹을 수 있는 버터연유기름꿀설탕의 5종의 약(pañca bhesajja), 일생 먹을 수 있는 진형수약(盡形壽藥, yāvajīvika)에 포함되는 뿌리로 만든 약(mūla bhesajja)과 떫은 나무즙으로 만든 약(kasāva bhesajja)과 잎으로 만든 약(paṇṇa bhesajja)과 과일 열매로 만든 약(phala bhesajja)과 나무 진액으로 만든 약(jatu bhesajja)과 소금으로 만든 약(loṇa bhesajja), 피부병 등을 위한 바르는 약과 고약, 피부의 가려움을 막아주는 가루약(cuṇṇa bhesajja)이 있고, 더불어 재가자들에게는 아이의 출산을 위한 임신약(bhesajja vijāyeyya), 피임약(bhesajja na vijāyeyya)등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특정한 질환이나 증상에 맞춘 약이기에 사용법이 한정된 약이며, 음식으로 이용할 수는 없습니다. 아플 때 먹는 약으로 한정되어 집니다.

 

세 번째의 약을 보관하는 주머니(bhesajjatthavika)는 약을 저장할 때 사용되어 집니다.

 

이와 같이 불교에서는 모든 음식을 약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병이 난 것이 아닐 때는 이러한 약을 사용하여서는 안 됩니다. 아플 때는 꿀, 설탕, 영양제 등을 일주일간 방에 두고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가자가 특별한 마음으로 제공한 약도 받아 쓸 수 있고, 진형수약과 비시약도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약의 개념은 영양가가 높은 것으로서, 버터, 치즈, 벌꿀, 설탕, 고기 등이 있습니다. 아프지 않을 때는 재가 신자가 공양 올리는 것만을 먹는 것이지, 먹고 싶은 것을 청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병이 났을 때는 이러한 것들을 약으로서 청하는 것이 허락되어 있습니다.

 

병이 치유되면 약(bhesajja)을 반환하여야 합니다. 또한 기일이 넘어서도 병이 호전되지 않으면 일주일을 넘기지 않고 그 오종약을 다시 공양 올리도록 해야 합니다. 비구 사타법 제23조에 <병이 든 비구는 버터연유기름꿀설탕이라는 영양이 풍부한 음식인 5종약(pañca bhesajja)을 7일간만 보관해 두고 복용할 수가 있다. 7일이 지났다면 그 약은 사타죄에 저촉되게 된다.>고 명시하기 때문입니다.

 

사진=붓다의길따라 홈페이지에서 캡쳐.

 

종파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비시약은 병의 여부와 관계없이 비시에 마실 수 있는 것으로 8종류의 묽은 주스류입니다. 8종류의 묽은 주스류란 큰 과일로 분류된 9가지 종류의 과일을 제외한 작은 과일로 주스를 만든 것과 삶거나 요리하지 않은 야채로 만든 주스를 말합니다. 즉 설탕물, 야채 주스, 망고 주스, 사과 주스, 오렌지 주스, 레몬 주스, 바나나 주스, 포도 주스 등 작은 열매나 잎, 꽃잎으로 주스를 만든 것이 해당됩니다.

 

7일약에는 우유, 두유, 붉은 콩 우유, 쌀 우유, 고구마 우유, 믹스 커피, 순수한 초콜릿, 치즈, 아이스크림, 꿀, 설탕, 순수한 우유로 만든 버터, 식물성분의 참기름겨자기름감초기름아주까리기름 종류, 오전에 걸러서 만들어진 동물성분의 생선기름돼지기름 종류, 사탕수수나 야자나무 수액으로 만든 사탕류, 포도당, 시럽, 사이다, 설탕성분이 들어간 드링크류 등이 7일약에 해당합니다.
 
진형수약에는 강황이나 생강 등 약용식물로 만든 물, 대추 등 약용열매를 우려낸 물, 커피종류, 홍삼 엑기스, 설탕성분이 없는 에너지 드링크류, 박카스, 비타500, 비타민약, 철분약, 칼슘약, 소금, 죽염, 각종 차로 우린 물, 각종 약품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똑같은 것이라도 오전 중에 먹으면 식사가 되고, 병이 들었을 때 먹으면 약이 됩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병에 걸린 몸을 약으로 치료하는 것보다도, 평소에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시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만약 약을 사용하여야 할 때는 이와 같이 회상하여야 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의약품과 도구들에 대해 바른 생각으로 관찰합니다.
다만 병듦의 고통스런 느낌으로 일어난 성내는 해로움을 제거하기 위함이니,
병듦에서 오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최상의 자유로움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이제 외상이나 병으로 인한 신체의 통증을 호소하는 병자에 대한 테라와다의 입장을 간추려 보겠습니다.

치료될 가망이 없는 환자의 경우 요양 생활을 하거나 극심한 통증으로 죽기를 바라기도 할 것입니다. 또한 환자를 간호하는 분도 몸과 마음이 불안정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환자가 출가 수행자라면 상가의 의무적 행위에 참가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환자가 자발적 안락사나 자살을 택할 수도 있고, 또 간호하는 분들이 환자의 죽음요구에 응하기도 합니다.

빨리어 경전에 위와 같은 행위가 상가 내에서 적지 않게 존재했다는 인연담을 소개하면서 각각의 경우를 율(vinaya)에서 금지했습니다.

다만 중병에 걸리면 상가의 의무를 수행할 수 없기에 환자에 의한 율의 위반행위는 면책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환자를 배려하는 것은 현대에서도 공통되는 윤리적 요청이기도 합니다.

 

먼저 격심한 통증을 수반하는 중병의 극복 예를 보겠습니다.

 

장부 경전 대반열반경(Mahā Parinibbāna Suttanta)에 의하면 우안거에 들어가신 부처님께서 중병에 들어 죽을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알아차림과 현상에 대한 지속적인 앎(sati-sampajañña)으로 그 중병을 극복하셨습니다.

또한 상응부 경전에 의하면 중병에 빠진 마하깟사빠(Mahakassapa) 존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칠각지(sattabojjhaṅgā, 七覺支)를 잘 수행하여 병을 극복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중병에서 죽을 정도의 통증이 있더라도 정진 수행력이나 칠각지 등의 수행적 행위에 의해 통증과 병이 극복되는 것이라고 나타내고 있습니다.

 

불교 수행자에게 있어서 통증 극복을 위한 기본적인 대응방안이라는 메시지를 이 경전들은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상응부 경전에서는 격렬한 통증을 참기 힘들어 자살하려는 찬나(Channa) 비구를 문병한 사리뿟다(Sāriputta)존자는 「자살하려고 칼을 손에 들지 마라. 음식이나 약은 내가 구하여 주마. 간호할 사람이 없으면 내가 간호하마. 제발 살려고 노력해라.」라고 말합니다.

 

또 도적들에 의해 신체가 떨어져나가는 중상을 입어 괴로워하고 있는 재가자에게 비구가 자살을 권하자, 「중생에게 자비를 실천해야 할 비구가 자살을 권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자살을 권하는 것은 사람을 죽이는 것과 차이가 없지 않은가!」라고 재가자들은 비구를 비난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는 아무리 괴롭더라도 자살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예로부터 율장이나 경장에 나타나는 중환자에 대한 간호의 기본 원리를 보면,

 

① 수행에 의한 중병의 극복이 우선이다.
고통을 참고 정진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것입니다.
② 환자를 문병하고 살아갈 용기를 가지게 격려한다.
③ 간병(upaṭṭhāna)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행위이며 의무이다.
환자가 있는데 간호하지 않는 사람은 돌길라(thullaccya)죄, 죽음 방조죄라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환자 간호는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고, 불법을 실천하는 행위입니다.
④ 간병하지 않아 죽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중죄이다
결과도 고려되어야겠지만 동기가 중시되는 것은 불교 윤리의 특징입니다.
살리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해야 할 도리도 하지 않아 환자가 죽음에 이르도록 하면 안 됩니다. 율장은 여러 가지 자살 방조나 청탁 살인을 금지하고 있고, 자살을 권하거나 자살의 방법을 가르치는 것도 강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⑤ 생명이 있는 한 간호해야 한다.
「생명 있는 한(yāvajīvaṁ) 간호해야 하고, 나을 때까지 간호하며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라고 율장은 말합니다(Vin.Ⅰ. 25, 24)

 

근래에 「죽을 권리」의 주장이나 「자발적 안락사」의 합법화, 「명예사」 등의 움직임이 있지만, 모두 생명을 가치 평가하는 사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죽을 때까지 돌보는 것이 원칙이기에 생명의 가치를 평가해서 안락사를 권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율장에 응축된 불살생, 자비의 사상은 현대의 「죽을 권리」를 용인하는 서구 사상과 상반되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오히려 중병인의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지극정성으로 간호하고(yāvajīvaṁ upaṭṭhātabbo), 나을 때를 기다리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들어맞는 행위라고 율장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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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호잔 2016-11-02 08: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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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두! 사두! 사두!
일신우일신 2016-11-11 23: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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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좋은 법문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두 사두 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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