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미혼모자가족시설 ‘도담하우스’가 불자여성사업가 이매옥 (사)깨달음과나눔 이사장(61, 아래 사진)의 원력으로 지난 10월 28일 서울 송파구 마천동에 문을 열었다. 

규모는 총 10명을 수용할 수 있고, 현재 3명이 수용되어 있다. 방은 아이가 태어난 모자에게는 원룸(4개)을, 임신 중인 예비 모자는 공동가족용 공간에 머물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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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9개의 룸으로 이뤄진 건물(다세대 빌라)에 문을 열었는데, 현재 사용하는 2개 층으로 우선 시설인가를 받았고, 앞으로 2개 층도 임대계약이 만료되는대로 시설로 활용해 총 26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 있는 미혼모자시설로 확장할 예정이다.

총 172.56㎡ 면적에 생활실, 사무실, 상담실, 의무실, 조리실, 산후회복실, 교양교육실을 갖춰 도담하우스(원장 강라현)를 조성했다. 출산 전후 1년 이내 기간 동안 숙식을 비롯해 의료서비스, 산후건강관리, 심리상담, 학업 재개를 위한 예비학습, 취미교실, 취업훈련 등을 직접 또는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출산은 문산부인과와 차병원이 지원하며, 입소자들은 전액 무상으로 다양한 해택을 누릴 수 있다.

도담하우스가 문을 열기까지의 준비기간은 총 1년 2개월이 걸렸다. 미혼모자 시설을 연 이유는 불교계에 미혼모 시설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사재를 털어 도담하우스를 개설한 이매옥 이사장은 어릴 적부터 아이들을 접하면서 인연있는 아이들이 불교공부를 하면 빗나가지 않고 예의범절을 갖춘 아이들로 크는 모습을 직접 경험했다. 그래서 기왕이면 모자 2세대를 같이 키워보자, 불교에서도 제대로 인간방생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정부의 지원이 없어 재정적 부담이 큰 미혼모자시설을 선택했다. 

“현재 한 미혼모자가 도담하우스에 살고 있어요. 저는 17세짜리 엄마도 아이고, 그가 낳은 아이도 내 아이다, 그런 생각으로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이 아이들이 공부를 대안학교까지 해서 총체적으로 아이들을 성장기까지 돌보는 일을 해볼 생각입니다.”

입양특례법 때문에 미혼모자기본시설에서 생활하는 엄마들이 갈 곳이 없는 상황인데도 불교계에 미혼모자시설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각종에서 1개소, 작년에 문을 연 선재누리에 이어 이번에 미혼모자시설 도담하우스가 문을 열면서 불교계에는 고작 3개의 미혼모자시설이 있는 셈이다.

특히 도담하우스는 일정기간 수용을 하는 간이시설이 아니라 그들이 자립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공부도 시키는 교육시설까지 갖춘 시설을 지향한다는 데 그 의미가 각별하다.

사실 미혼모들은 돌봐 주는 기관이 없으면 살아가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아이가 어려서 직장을 다닐 수 없는 현실이니 당연히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들의 원 가족도 찾아가봐야 내치는 것이 내치는 일이 많아서 사실상 보호막이 없는 형편이다. 더구나 다른 시설과는 달리 국고보조도 없어서 설립자가 재정 전체를 책임질 수밖에 없어 시설이 매우 드문 편이다. 서울에 소재한 미혼모자시설은 다 합쳐야 25개 정도다. 그나마 대부분 기독교계에서 설립한 시설들이다.

“법적으로 6명을 고용해야 합니다. 시설 인가조건이 그래요. 평일 근무하고, 밤에는 숙직을 해야하고 그러니 미혼모자 시설을 일반복지에서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이 시설을 설립한 이유는 아이들이니까, 우리의 미래니까, 불교와 나라의 미래니까 어려서부터 정신 분야에서부터 제대로 공부를 시켜야 하겠다는 원력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사실 이매옥 이사장은 지난 43년 간 불교수행을 한 베테랑 불자이기도 하다. 간경, 절, 참선, 주력 등 불교수행이라는 수행은 다 해본 불자이기도 하다.

이매옥 이사장이 복지분야에 관심을 가진 것은 지난 2002년 무료급식을 하면서부터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면 그렇게 마음이 기쁘고 환희심이 나더라는 것이다.

이 이사장의 스승은 정호 스님이다. 정오 스님은 제자들에게 늘 “수행은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우리의 몸 자체가 곧 우주이니, 나를 맑혀서 내 자신을 보고 남이 나를 거울삼아 볼 수 있는 사람이 돼라”고 가르쳐주셨고, 이 이사장은 그 가르침 충실하게 실천을 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공수래공수거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러나 베푼 공덕은 남아서 죽어도 가지고 갑니다. 그러니 누구나 주고 가는 것이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불자들은 그래야 해요. 그것을 알리기 위해서 저는 사업을 해서 번 돈이나, 그것이 부족하면 있는 땅을 하나하나씩 팔아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제가 집을 지어 파는 건설업을 하면서 번 돈이 있어요. 그 돈을 쓰고 있는 것이지요.”

앞서 언급한대로 미혼모자 시설에는 정부 지원이 전혀 없다. 당연히 사비로 할 수밖에 없다. 법인 자부담으로 운영을 해야 하고, 혹시 후원금이 있다면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후원금을 주시는 불자 분이 있으면 기쁘게 받아야 하겠지요. 많은 분들이 후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도담하우스의 ‘도담’은, 보듬어 주고 배 만져 주고 등짝 두드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도담도담 사는 것, 이 이사장은 평소 즐겨 쓰는 이 말을 시설의 이름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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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참 예뻐요. 그 예쁜 아이들이 내가 조금 덜 먹고 도와주면, 아이와 엄마 두 생명이 산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는 것이죠. 제 주위의 90%가 왜 그런 힘든 일을 하느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두 생명이 저를 의지하며 바라보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어요. 또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데요.”

이매옥 이사장이 미혼모자와 인연을 맺은 것은 미혼모 학교가 개강할 때 한 번 가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 때 아이들을 보니까, 조금만 도와주면 애들이 잘 될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이 일을 하게 된 것이죠. 그때 아이들이 참 많이 위축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그들에게 모든 부담을 다 내려놔라. 그러면 걸음도 잘 걸려진단다, 하면서 위로와 격려를 해주었죠. 그 뒤로 아동복지만 하게 된 것이죠.”

시설을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5~6억 정도다. 그러나 이 이사장의 표정은 즐겁다. 5~6억 주고 세상을 다 얻었으니 기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행복은 자기가 만드는 것이라는 이매옥 이사장. 이 기쁨과 보람을 모르는 사람들을 보면 참 메말랐다는 생각이 들어 외려 안쓰럽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애기가 울어도 신기하고, 무엇을 먹으면서 맛있어 하는 것도 신기하고 그래요. 아이들을 보면서 저게 진짜 내 딸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해봅니다. 모든 불자들이 이런 마음으로 주위와 자신을 돌이켜봐야 합니다. 작은 관심과 도움이 그들에게는 힘과 꿈이 되니까요.”

도담하우스는 미혼모자에게 희망을 주고자 마음을 낸 불자들에게, 정기후원, 일시후원, 물품후원, 결연후원 등을 요청하고 있다. 매달 정기적, 또는 한 번에 일정금액을 후원하거나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의 후원, 그리고 생활인과 후원자가 되어 1:1 결연을 맺어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형식 등이다.

*도담하우스 주소: 서울특별시 송파구 성내천로23가길 6-4(마천동)
*전화: 02)449-8893
*후원계좌 : 우리은행 1005-502-834720 도담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