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재단인 연세대학교 소속 언더우드 인터내셔널 칼리지(이하 언더우드 국제대학)가 개설 10주년을 맞아 논리학계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알려진 미국 그레이엄 프르스트(Graham Priest) 교수를 초청 오는 5월 27일 오후 4시 ‘화엄불교의 인드라망’을 주제로 불교 강의를 갖는다. 이 강좌는 영어로 진행되지만, 강의 전반에 대한 간단한 요약문이 사전에 배포될 예정이어서 일반인들의 수강도 가능하다.

그레이엄 교수는 이에 앞서 연세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불교학 전반에 대한 강의를 5월 18일부터 22일, 26일부터 28일까지 연세대 신촌 캠퍼스에서 8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기독교계 대학에서 논리학계의 석학이면서 불교학에도 깊은 조예를 가진 외국의 저명한 교수를 초빙해 불교 강의를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강의는 언더우드 국제대학의 조교수 카렛 콜린 박사가 신한은행의 후원을 받아 주선했다. 콜린 교수는 이번 불교 강의 및 강좌 개설과 관련해 “대부분 학생들이 한국불교나 불교에 대해 잘 모르고 있고, 특히 붓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으며, 불교에 대한 이해는 예를 들면 원효나 붓다의 이름 정도밖에 모르는 수준이어서 불교 강좌를 마련하게 되었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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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콜린 교수와의 일문일답.

-언더우드 국제대학에서 콜린 교수의 역할에 대해 소개해달라.

“언더우드 국제대학에는 8명의 철학과의 교수가 있는데 나는 그 중 한 사람이다. 주요 과목은 문학, 역사, 철학 등 인문학으로 되어 있고 그 중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있다. 주로 가르치는 대상은 일학년 생이며, 비판적 사고와 철학개론 분야를 가르치고 있다. 나의 연구 분야는 논리학이다. 논리학에서 관련된 모순 또는 진리론을 연구한다.”

-이번에 그레이엄 프르스트 박사의 불교강의를 마련하게 된 동기는?

“신한은행에서 기금을 내서 신한초빙교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연세대 송도캠퍼스가 개교한 이후 신한은행에서 매년 기금을 제공해주고 있는데 올해에는 이 기금으로 그레이엄 교수의 강연을 준비하게 되었다. 동기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학생들이 불교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에 놀랐고, 이것을 해소시켜야 하겠다는 마음이 들어서이다.”

-여러 석학들이 있을 텐데 그레이엄 프르스트 교수를 초청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나는 학생들에게 불교개론과 동양철학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나는 그레이엄 교수를 10년 전부터 알고 지내고 있다. 내가 미국 커네티컷 주립대학에서 박사과정에 있을 때 그레이엄 교수가 대학에 와서 강의를 했다. 그 때 공부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고, 영국에서 박사후과정을 할 때 스코틀랜드의 연구프로젝트 때문에 그레이엄 교수가 영국에도 왔었다. 그래서 개인적인 친분과 인연이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이유는 그가 부디즘(불교학)과 동양철학에 대해 매우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고 혁신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는 본래 서양 논리학 전공자인데 최근 10년 이상 불교와 동양사상을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연구하는 것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늘 창의적인 자세를 갖고 있는 것에 관심이 갔다. 그레이엄 박사는 논리학 분야, 그중에서 ‘패러콘시스텐트 로직(contradiction-tolerant, 반박과 관용을 형식을 활용한 특별한 형태의 논리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비정합적인 논리, 예컨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는 등의 논리와 맞지 않은 논리가 허용되는 논리학 분야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논리학적 입장에서 불교학과 동양철학을 해석하는 노력을 계속 기울이고 있다.”

-언더우드 대학에서 불교학을 강의하게 된 이유가 있는가?

“하하.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실질적인 이유는 학생들이 아직 신입생들이어서 본격적인 논리학을 공부하기에는 좀 어렵고, 그래서 개론적인 분야, 역사나 문화적인 것에 관심이 있는 것이 필요한 것이 그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 놀랍게도 대부분 학생들(한국인인데도 불구하고)이 한국불교나 불교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붓다에 대해 전혀 모른다. 원효나 석가 등의 이름 정도밖에 모른다. 이것도 불교학 강의를 마련한 이유 중의 하나다.”

-언더우드 국제대학의 학생 구성은 어떤가?

“외국에서 온 한국아이들이 많다. 75% 정도가 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 학생들, 한국에서 태어나 외국에서 살아온 한국인 학생들. 그리고 중국, 프랑스, 노르웨이, 베트남 등의 학생들이다.”

-이번 강좌를 통해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첫째 그레이엄이라는 대학자와 대화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고, 둘째는 마지막 주에 전체 심포지엄을 통해 그레이엄 박사의 새로운 책(저술)을 한국에서 발표하는 것, 또 하나는 하트리 필드라는 저명한 학자의 최근 연구와 만남을 갖는 것이다.”

-그레이엄 박사의 한국에서의 강연일정을 자세히 알려 달라.

“대중강연으로는 5월 27일 오후 4시 신촌캠퍼스 새천년기념관 701호 에서의 ‘화엄불교와 인드라망’ 주제의 공개강연이다. 그리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2주 동안 강의(8개)가 있고 마지막 주에 공개강연이 있고, 29일에는 연세대 송도 캠퍼스 인문학연구소, 즉 ‘Veritas 리서치 인문학 연구센터’를 여는데 개원기념 강연으로 하트리 필드 교수가 강연을 하기로 되어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8개 강의의 목록을 소개해 줄 수 있나?

“그레이엄 프르스트 교수의 불교사상에 대한 강의라는 제목으로 총 8개 강좌가 진행된다. 5월 18일 <반야경>(반야심경과 금강경), 19일 용수의 <중론> 중에서, 20일 세친의 <유식이십론>과 <삼자성론>, 21일 샨타락시타의 <중관장엄경론>, 22일 <유마경>과 <대승기신론>, 26일 지엄의 <법화현의>, 27일 법장의 <금사자장>, 28일 혜능의 <육조단경> 등이다.”

-5월 27일 ‘화엄불교와 인드라망’을 주제로 열리는 대중강연에 아무래도 관심이 간다. 이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아는 대로 소개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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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화엄불교는 대승불교 중에서도 굉장히 흥미 있는 형태의 불교사상인데 여기에서는 모든 것들이 상호 의존되어 있고 상즉상입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어떤 중요한 은유로서 화엄불교에서 사용이 되고 있는데, 그중에 가장 흥미로운 은유, 비유가 인드라망이라는 것이다. 인드라망이란 모든 지점들이 보주로 연결되어 있는 무한한 네트워크를 말하는데, 각각의 보주들이 서로를 비치면서 보석들이 서로 반영을 해서 서로 비추는 것이 무한히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 은유에서는 보주라는 보석이 어떤 실재를 나타내는 대상인데 각각의 연결하는 지점들이 각각이 다른 것들을 연결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일체 법계에서 상호 침투에서 상즉하는 것, 서로 연결된 것들이 총체로서 존재하는 법계로서 침투해서 들어간다.

이는 사람이 보기에 매우 아름다운 비유인데, 이 강좌는 통해서 이 은유기 비유하는 것에 대한 대답을 모색해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모색의 방식이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 즉 수학과 그래프이론(추상적인 선과 선을 연결하는 어떤 수학적인 아이디어를 인드라망을 설명하는 데 사용. 수학적 그래프 개념으로 설명. 벡터그래프. 마냥 한 지점과 지향성이 있는 것으로 설명)이 도입된다. 화엄의 인드라망을 수학적 개념으로 정확하게 분석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클래스에서 수학적인 지식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선이나 그래프 정도만 알면 다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다. 이런 수학적 시도는 그레이엄 박사(사진)가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 자신도 흥미롭고 관심이 간다. 서양철학에서는 보통 해답을 찾지 못하는 것이 거짓말쟁이 역설에 대한 동양철학, 특히 불교적 해석에서 그 해법이나 해석적 출구를 찾으려 시도하는 경향이 있다. 그레이엄 박사는 그것을 새로운 차원에서 찾으려는 모색을 하고 있고, 이런 것을 다양한 수학적 해석을 통해 찾으려고 시도하는데, 이번에 화엄을 처음 시도하는 것 같다. 새로운 철학적 난제를 불교철학, 즉 중관이나 화엄에서 어떻게 해석이 가능한가를 시도함으로써 자기 작업을 확장해나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