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는 행정구역과 생활권역을 고려해 교구를 편제해 신도들의 유대감과 종교 활동에 대한 참여율 증대는 물론 지역사회 영향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 영담 스님이 조계종 교구제도와 사찰 관리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천주교 교구제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담 스님은 4월 2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통합종단 출범 50주년 세미나-조계종 50년의 성찰과 시대적 과제’ 발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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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 영담스님은 4월 25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통합종단 출범 5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천주교의 가파른 성장은 행정구역과 생활권역을 적절하게 고려한 교구 편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영담 스님은 발제문을 통해 “천주교는 조계종과 같이 중앙조직의 통할 하에 있는 단일교단으로서 전국에 교구를 가지고 있다”며 “특히 천주교는 중산층 이상의 계층과 수도권 지역에서 불교와 기독교를 앞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담 스님이 주목한 것은 천주교의 독특한 교구 편제. 영담 스님은 “행정구역과 생활권역을 적절하게 고려한 교구 편제를 통해 신도들의 종교 활동 참여와 지역사회 위상을 강화했다. 정치인들의 성당 표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있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영담 스님은 “천주교는 성당과 성당 간에도 관할구역을 자세히 나눌 정도로 관할구역을 세분화 하고 있다. 이는 행정력 낭비를 줄이고 관할구역 다툼에 따른 내부갈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와 함께 교구 내 지구와 지구, 성당과 성당 간의 선의의 경쟁도 가능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시대 상황 변화에 따른 교구 편제도 높은 점수를 줬다. 영담 스님은 2002년, 2006년에 세워진 대구대교구 대리구와 수원교구 대리구를 예로 들어 “대리구는 지역거점 전략사찰의 지정과 거대교구의 분구와 관련 좋은 참고 대상이 될 것”이라고제시했다.

더불어 영담 스님은 “주교회의 의결, 공포한 사목지침서에 따라 운영되는 성당 시스템으로 인해 천주교는 교단 사업의 일체성과 일사 분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천주교가 캠페인과 사회봉사활동을 조직적으로 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불교의 어린이 청소년 신도 비율에 대한 개선을 위해서는 천주교의 어린이 청소년 포교를 참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영담 스님은 “전국 성당 5곳 중 1곳이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1기 당 주말학교 참여자가 18만 5천여 명이 이르고 있다”며 천주교의 어린이 청소년 포교의 벤치마킹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현재 천주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국의 유치원 수는 217개에 달한다.

결론으로 영담 스님은 “지방화, 분권화가 대세인 현실을 인정해 중앙 종무기관의 권한과 기능을 교구본사에 대폭 위임 또는 이양해야 교구제도와 사찰관리체제 개선의 물꼬를 틀 수 있다”며 “중앙종무기관의 권한과 기능이 대폭 위임 또는 이양되면 총무원이나 종회의 힘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총무원이 대정부, 국제, 통일, 복지 부문 등 굵직한 업무만 맡을 경우 총무원장의 관심분야에 행정력을 보강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영담 스님은 “천주교가 대리구처럼 직할교구를 분구해 자율성을 부여하면 직할교구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세미나에서는 영담 스님과 함께 김상영 중앙승가대 불교학과 교수와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소장 법안 스님이 ‘대한불교조계종의 역사와 통합종단 출범의 의의’ ‘종헌의 형성과 변천, 그리고 과제’ 등의 발제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