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밋밋하기 쉬운 불교주제의 토론을 늘 흥미진진하게 풀어가는 놀라운 노하우를 가진 불교평론 열린논단이 이번 달 토론 주제로 ‘불교음악’을 들고 나왔다.

계간<불교평론>과 경희대 비폭력연구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토론광장 ‘열린논단’은 4월 토론의 주제를 ‘현대불교음악의 현황과 방향’으로 정하고 4월 19일 오후 6시부터 토론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의 발제는 동국대 예술문화대학원 강사 윤소희 박사가 맡았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종교에서 음악은 신심을 고취하고 법열을 표현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라는 데 이의가 없다. 특히 불교음악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결집할 때 대중이 그것을 합송(Samgati)하면서 생긴 율조가 그 기원으로 알려져 있어 그 의미가 더하다. 그 이후 여러 가지 형식의 찬불과 의식이 만들어지면서 고전적 형태의 음악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음악이 갖는 오락적 성격에 대한 계율적 규제로 인해 불교음악은 대중적으로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크게보기
찬불가를 합창하는 합창단.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없음.

현대에 이르러서 이 같은 사정은 크게 달라졌다. 전법교화의 수단으로서 음악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용성 스님과 같은 선각적 고승에 의해 현대적 찬불가 제작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되레 퇴보되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현대의 불교음악은 불교음악을 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불교계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방향을 모색해야할 과제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찬불가는 전 불자들의 노래가 아니라 특정인이나 합창단 단원들의 전유물로 변질되고 있다. 보통의 불자들은 그들이 연주하거나 부르는 노래를 듣는 청중일 뿐이다. 불교음악을 통한 전법이라는 근본적인 틀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형국이 득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개신교에서는 찬송가가 기독교 에큐메니칼 운동의 가장 중요한 매개였을 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한국불교에서는 신도용 찬불가집 한 권을 찾아볼 수가 없다. 찬불가라고 하면 그저 각 절마다 만들어 비치해놓은 법요집 뒤편에 몇 편의 찬불가가 실려 있는 것이 고작이다. 문화포교의 매우 주요한 수단이자 매개인 음악 포교를 사실상 버려두고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열린논단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오랫동안 불교음악에 관한 좋은 글을 써온 윤소희 박사에게 발제를 요청했고 토론의 시간을 마련했다.

윤소희 박사는 이번 발제를 통해 ▲찬불이라는 신앙적 측면의 불교음악 ▲공연 예술적 측면의 불교음악 ▲치유와 명상적 측면의 불교음악 ▲대중음악으로서의 불교음악의 가능성과 방향에 대한 의견을 발표할 예정이다.

열린논단 장소는 불교평론 세미나실(강남구 신사동)이며, 관련 문의는 불교평론 편집실(02-739-5781)로 하면 된다.

크게보기*윤소희 선생은?
부산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작곡으로 석사학위, 한양대학교에서 음악인류학으로 박사학위 취득한 이 분야 전문가이다. 그동안 <한·중 불교음악 연구> <신라의 소리 영남범패> 등을 저술하였고, 논문으로 <불교음악의 기원과 전개> <티벳 탐무를 통해 본 처용무와 영산재> <팔리어 경전 독송과 찬팅에 관한 연구>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창작 활동으로 음반 <소리향>을 출반하였으며 현재 주간지 <뉴시스 아이즈>를 통하여 <윤소희의 음악과 여행>을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