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중견 사진가 도요다 나오미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를 비롯해 아시아, 발칸,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을 다니며 그곳 사람들의 삶을 기록해온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분쟁지역에서 열화우라늄탄 피해의 실상을 목격하면서 핵무기, 원전 등의 문제에 주목하게 되었고, 사진으로 그 폐해를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지속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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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원전 사고로 희생된 사람들의 명복을 빌고 있는 일본인들을 촬영한 도요다 나오미의 사진.

그가 25년이 흐른 체르노빌원전사고 현장 취재를 마치고 돌아온 직후인 2011년 3월 11일, 일본에서 동일본대진재가 일어났다. 후쿠시마 원전도 대지진과 대형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갔다. 일본 원전의 안전 신화가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면서 평화롭던 도시와 마을들이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변했다.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을 취재하던 그의 카메라는 일본 내부로 향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부터 소명의식 없이는 접근조차 할 수 없는 후쿠시마를 홀몸으로 나들기 시작했다. 지난 1년여 동안 후쿠시마원전 사고를 중심으로 동일본대진재의 지진피해와 피해지역의 삶을 기록한 것이다.

도요다 나오미의 이번 전시는 바로 후쿠시마원전사고 후 1년의 기록이다. 극히 일부의 현장 기록에 불과하다는 작가의 고백에도 불구하고, 평화로운 일상의 삶이 ‘멜트 다운’된 후쿠시마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에너지’를 얻는다는 왜곡된 미명의 결과는 오늘날 후쿠시마, 또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시의 또한 의의가 거기에 있다.

*사진전문갤러리 류가원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7-10(3호선 경복궁역 3,4번 출구)에 있다. 02)720-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