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1일 원로회의장으로 영결식과 다비식을 엄수한 수산당 지종 대종사의 법구에서 사리 2과가 수습됐다.

고불총림 백양사는 “지난 7일 열반에 든 수산당 지종 대종사의 법구를 다비한 결과, 명당수로 3분의 2를 채워 연화대 밑 지하 1m에 묻었던 항아리에서 2과의 사리가 출현했다”고 3월 1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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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의원 암도스님과 백양사 문도스님 등 20인으로 구성된 수산당 지종 대종사 사리수습위원회는 12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연화대 밑에 묻었던 항아리를 수습하는 등 다비장에서 습골의식을 거행하고 사리를 수습했다.

수습 결과 항아리 속에서 맑고 영롱한 황옥과 수정같은 사리 2과가 나왔다. 항아리에서 수습된 2과의 사리는 쌀알 두 배 크기다.

불가에서 사리는 수행의 결정체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백양사 전통 다비장은 일반적으로 땅 위에 곧바로 연화대를 마련하는 일반적인 설치법과 달리 연화대 밑 1미터 깊이에 항아리를 안치하는 고유의 방식으로 봉행된다.

즉 지하 1m 깊이로 땅을 판 뒤, 한 가운데에 명당수로 3분의 2정도 채운 항아리를 안치하고, 열 때문에 항아리가 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황토로 항아리 주변을 감싼 후 항아리 입구는 한지로 막아 그 위에 뚜껑을 덮는 방식이다. 뚜껑 위에는 3cm 두께의 황토를 덮으며, 황토 위에 다시 10cm 두께의 큰 돌(폭 70cm)을 놓고, 큰 돌 위에 다시 20cm 두께의 황토를 깐다. 지상과의 거리는 30cm로, 간격을 두는 것은 통풍을 위해서다. 즉 항아리는 한지ㆍ뚜껑ㆍ황토ㆍ돌로 완전 밀봉되며, 연화대로부터 30cm 떨어져 안치된다. 또한 지하에 안치된 항아리를 중심으로 동서남북 4방향 지상(地上)에 2/3정도의 물(중앙의 항아리 물과 합쳐 이를 오방수라 한다)을 담은 4개의 항아리를 놓고, 항아리 옆에 ‘동방 만월세계 약사유리광여래불’, ‘서방 극락세계 아미타여래불’, ‘남방 환희세계 보승여래불’, ‘북방 무우세계 부동존여래불’, ‘중방 화장세계 비로자나불’을 쓴 번을 각각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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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를 수습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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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스님들이 출현한 사리를 모셔놓고 합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리의 출현은 연화대로부터 완전 격리된, 지하 1m 깊이에 묻혔던 항아리에서 수습됐다는 점에서 종교신앙적으로 매우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이 고불총림의 설명이다.

지난 1957년 입적한 만암 대종사와 2003년 입적한 서옹 대종사도 이와 같은 고유의 방식으로 설치된 다비장 항아리에서 각각 8과와 4과의 사리가 수습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