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 스님(78)과 캄보디아 평화운동가 아키라 씨(39)가 2012년도 만해대상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총재 자승 스님)는 제16회 만해대상 평화부문 수상자에 월주 스님, 아키라 씨를 선정하는 한편 실천부문에 르네 뒤퐁(83) 천주교 안동교구 전 교구장, 오타니 몬슈 고신(32) 인도 우타라칸드 불교부장관, 커트 그리블(48)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시장을, 문예부문에는 쿠웨이트 시인 수아드 알 사바(70), 김재홍(65) 문학평론가를 선정했다고 3월 5일 발표했다.

올해 수상자의 특징은 기존의 고령자 중심에서 30대와 40대 수상자가 나오는 등 연령층이 대폭 낮아졌고, 수상자의 종교도 불교와 가톨릭, 개신교, 이슬람 등 4대 종교가 고루 포함되었으며, 소속국가도 한국과 독일, 캄보디아, 쿠웨이트, 인도 등 5개 국가로 다변화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젊은 수상자 선정은 지금까지의 치적을 평가해오던 이전의 기준에서, 향후 활동 및 공헌 가능성에도 주목했다는 점에서 선정 평가기준에 있어서 큰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크게보기평화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 스님<<STRONG>오른쪽 사진>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러 종교단체 및 시민단체를 만들어 국내는 물론 북한과 해외의 빈민구제 활동에 앞장선 공로를 평가받았다. '나만이 성불하자고 산에 앉아 있는 것은 의미가 없다. 사회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월주 스님은 지난 2003년부터 지구촌공생회를 조직해 캄보디아에 우물 1천개를 파주고, 초등학교를 설립하는 등 미얀마를 비롯해 캄보디아, 라오스, 몽골, 네팔, 케냐 등 6개 저개발국에 교육지원 및 주민 생활환경 개선사업에 힘쓰고 있는 점이 인정을 받았다.
스님은 특히 깨달음의 사회화를 주창하면서 보살도 실천이 자비운동이라며 포교나 사회복지만이 아니라 통일운동, 환경운동으로 그 지평을 넓혔다.
이러한 월주 스님의 활동은 스님이 평생 자비와 평화를 위해 남다른 헌신의 삶을 살아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평화부문 대상에 선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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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부문 공동수상을 한 캄보디아 평화운동가 아키 라.

역시 평화부문 수상자인 아키라 씨는 지뢰제거 전문가로 1990년대 초 유엔의 일원으로 캄보디아 일대에 묻혀있는 지뢰제거사업에 참여한 이후 1993년부터 독자적으로 활동하며 현재까지 5만 여개의 지뢰를 제거한 노고가 높이 평가됐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다른 이의 목숨을 구하는 불굴의 희생정신과 지뢰박물관 설립으로 전쟁의 위험성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운 노력이 인정됐다. 아키라 씨는 지난 2010년 CNN이 선정한 ‘올해의 영웅 1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는 등 국제적으로 그 활동을 평가받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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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부문 수상자 르네 뒤퐁 천주교 안동교구 전 교구장.

실천부문에는 르네 뒤퐁 천주교 안동교구 전 교구장 등 3명이 공동 선정됐다. 르네 뒤퐁 전 교구장은 ‘두봉(杜峰)’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쓰며 안동지역의 가난하고 소외된 농촌사람들에게 평생을 사랑을 나누어온 사제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이른바 오원춘 사건으로 잘 알려진 농촌빈민운동에 기여한 점이 평가됐다. 1929년 프랑스 오를레앙에서 태어났으며 한국전쟁으로 성직자가 한국교회의 성직자가 거의 전멸하다시피하자 1954년 11월 자원입국, 지금까지 고통 받는 민중을 위해 자신을 바쳐왔다. 가톨릭농민회 김남수 신부와 정의평화사제단의 함세웅 신부에 이어 신부로서는 3번째 만해대상 수상자의 영예를 얻었다.

크게보기실천부문 공동수상자 오타니 몬슈 고신<<STRONG>왼쪽 사진> 인도 우타라칸드 불교부장관은 지금까지의 공적보다는 향후 큰 활동을 기대하는 뜻에서 실천부문 대상을 받은 독특한 경우에 해당된다. 현대 인도불교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불교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불교사회운동가로, 2008년 장관직 취임 이전부터 포교활동에 매진해왔으며 티베트 난민을 위한 구호봉사활동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우타라칸드 지역은 인도에서 유일하게 불교도들이 소멸되지 않고 집단적으로 불교의 전통과 명맥을 유지해온 지역으로 인도불교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고, 특히 주도인 데라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아쇼카 칙령이 새겨진 암각비석이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오타니 몬슈 고신 장관은 이 암각비석을 보호하는데 앞장서 왔다.
이밖에도 각종 세미나, 사원 복원 등을 전개하며 인도의 불교부흥을 이끌고 있다. 불교의 나라이면서 불교세가 미미한 인도의 특성을 고려해 실천부문 수상자로 선정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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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부문 대상을 수상한 커트 그리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시장.

커트 그리블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시장은 종교평화운동가로 세계적 종교평화의 도시 아우크스부르크를 이끌고 있는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 그리블 시장은 시장 취임 이후 특히 종교평화에 대한 굳은 신념으로 각종 활동을 전개하는 등 종교평화를 현실에서 이루는 모범적인 모델로 아우크스부르크가 자리매김하는데 지대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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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부문 수상자 김재홍 문학평론가.

문예부문 수상자 김재홍 문학평론가는 한국 현대시 연구의 권위자이면서 현대시의 이론연구와 비평적 성찰에 앞장서왔다는 점이 평가됐다. 특히 만해 한용운 스님에 대한 연구를 주도하며 ‘만해학회’ 설립에 앞장섰고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개최하는 ‘만해축전’을 입안해 성대한 문화적 제전으로 정착시킨 점이 크게 고려됐다. 또 ‘만해학술원’을 설립해 만해연구사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는 최고의 만해문학 전문가로서 입지를 굳혔다는 점이 선정에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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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부문 공동수상자 수아드 알 사바 시인.

문예부문 공동수상자 수아드 알 사바 시인은 쿠웨이트의 여성시인으로 아랍 민족주의, 어린이․여성인권 및 인류평화를 시로 표현해온 대표적인 중동지역의 문인이다. 왕족출신으로 쿠웨이트 최고명문가 출신 엘리트면서도 계층에 관계없이 자비를 실천했으며, 노벨문학상 후보에 가장 근접한 아랍지역의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올해 각 부문 상금을 기존의 5000만원에서 1억 원으로 100% 인상했다. 한국의 노벨평화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날로 상의 위상과 격이 높아짐에 따라, 상금액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만해대상 시상식은 만해축전이 열리는 오는 8월 초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