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오는 3. 1운동 93주년을 앞두고 2월 28일 오후 2시 20분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을 방문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문했다. 자승 스님은 나눔의 집에 도착하여 추모비에 헌화했으며 법당에 참배했다. 추모비에는 나눔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다 돌아가신 7분의 할머니들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자승 스님은 이어 생활관에서 김군자(87세), 이옥선(86세), 김순옥(91세), 박옥선(89세), 배춘희(88세) 할머니들을 만나 위문하고 차담을 나눴다. 자승 스님은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그동안 배상에 대해서 정부도 종단도 노력했으나 좋은 결과가 못나와 안타깝다”며 “건강하고 밝게 생활하시길 기원한다. 자주 찾아뵙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내년에도 찾아 뵙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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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2월 28일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을 방문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있다. 자승스님은 할머니들의 실상을 널리 알리고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데 종단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조계종 제공

나눔의 집 원장 원행스님(금산사 주지)은 “종무에 바쁘신데 두 번씩이나 방문해 주신 원장스님께 감사드린다”며 “할머니들께서 연세가 많으셔 건강이 염려된다. 할머니들을 건강히 모시도록 노력하겠다”고 감사를 표명했다.

자리에 함께한 김군자 할머니는 “올해도 찾아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이다. 아직 정부가 힘이 없는지 (일본이) 정확히 죄에 대해 말 안하고 있다. 할머니들 언제까지 살 건지 모르니 감사하고 (정부의 공식입장이 나오도록 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일본 정부의 사죄를 이끌어 내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옥선 할머니는 “15살에 끌려가 중국에서 60년을 살다 돌아왔다. 빨리 사과하고 배상하라고 촉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함께 한 김순옥 할머니도 “우리가 나눔의 집에 들어온 지도 10년이다. 여러분들이 같이 힘써 주셔서 우리에 대한 내용이 알려지고 빨리 일본이 배상하도록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행스님은 “세분 할머니가 10대에 위안부로 끌려 가 60년 동안 중국에 살다가 한국에 오신지 10년 밖에 안 돼 말씀이 서툴다. 지금도 중국에 10여 분이 살고 계시다”며 현황을 보고했다. 현재 위안부 할머니들은 전국에 63분이 생존해 계시며, 나눔의 집에 8분이 함께 생활해 가장 많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한편, 배춘희 할머니는 즉석에서 ‘울산아리랑’ 노래를 부르며 스님들의 방문에 화답했고 이옥선 할머니의 “봄나들이를 꼭 하고 싶다”는 부탁에 자승 스님은 “삼월 이후 할머니들이 제주도 나들이를 하실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수행한 종단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아울러 “종단 차원에서 할머니들의 실상을 알리고 여론 확산을 위해 노력할 것”을 함께 당부했다. 할머니들과의 기념촬영 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역사관에 60인치 TV를 기증하고 자리를 떠났다.

이날 방문에는 우연히 일본 전 국회의원이 함께 자리했다. 개인 자격으로 나눔의 집을 찾은 일본 공산당 전 국회의원 요시카와 하루꼬 씨 일행이 자승 스님 일행과 마주친 것이다. 나눔의 집에는 매년 1만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는데 이중 20%가 외국인이고 거의 대부분은 일본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은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에 의해 성적 희생을 강요당했던 생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삶의 터전이다. 현재 8명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위안부 ‘역사관’ 등을 운영하며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현재는 경기도 광주군 퇴촌면 원당리에 5940㎡(1800평) 부지로 생활관, 역사관, 법당, 수련관, 사무동, 집중치료동 등의 시설을 갖춰 운영하고 있다.

이날 총무원장스님의 방문에는 총무원 사회부장 혜경 스님,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 사무총장 혜일 스님,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종선 스님 등이 함께 했으며 나눔의 집 원장 원행 스님과 부원장 호련 스님 등이 자리를 같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