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을 목욕시켜드리며, 지난 1년 동안 알게 모르게 쌓인 먼지와 티끌을 털어내며 제 몸이 지은 신구의 삼업을 맑히고 제 마음에 깃든 탐진치 삼독을 모두 씻어내고자 발원합니다.”

저자거리 재래시장에서 오가는 고객과 물건을 파는 상인들 모두에게 따뜻한 이웃으로 다가서려고 노력하고 있는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 2층에 자리한 열린선원(원장 법현 스님, 태고종 전 부원장)이 올 입춘에도 의미 있는 불공의식을 봉행했다.

지난 2월 4일 입춘날, ‘새봄(立春)맞이 부처님 씻어드리기 및 3업 청정 정진’ 행사가 법현 스님의 주관으로 원만하게 회향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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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선원 원장 법현스님이 부처님을 정성스럽게 목욕시켜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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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 쌓인 먼지가 털려나가듯이 자신이 지은 신구의 삼업도 모두 털려나가기를 기원하며 부처님을 목욕시키고 있는 열린선원 불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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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현스님이 부처님을 목욕시켜드리는 의식과 입춘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법현 스님은 동참 불자들과 함께 법당 수미단에 모신 원불(願佛:불자들의 원을 보듬어주는 부처님)을 조심스럽게 법당 바닥에 가지런히 준비해 둔 책상 위로 내려 모시고, 정성스럽게 붓으로 불상에 묻은 먼지를 털어냈다. 불자들은 먼지를 털어내면서 먼지가 떨려나가듯 마음도 대상에 따라 일어난 먼지(번뇌)가 털려나가기를 발원했다. 선원장 법현스님은 경상(經床) 앞에 앉아 <최고의 행복경(대길상경)>,<법구경> 등을 독송하였다.

먼지를 떨어낸 부처님들을 다시 수미단에 조심스럽게 모신 후 첫 예불을 7정례로 정성껏 모셨다. 그리고는 관음정근을 진행한 후 동참자들의 심심이 더욱 굳세어지고 생활 속에서 수행하는 습관이 익숙해지고 정진력이 강화되기를 축원하였다.

법현스님은 법문을 통해 음력과 양력이 보완된 절충력의 의미에서 입춘이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양력의 첫날임을 생각해 “어리석음의 어둠을 걷어내고 슬기로움의 밝음을 그득하게 하는 날로 승화시켜야 한다”며 “하늘에서 내리쬐는 봄볕은 위아래 없이 평등하지만 꽃가지가 제나름의 노력을 통해 어떤 것은 길고 어느 것은 짧지 않느냐(春色無高下 花枝自短長)는 함허 득통스님의 게송이 주는 가르침을 잘 되새겨 스스로의 노력으로 앞날을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린선원은 입춘 맞이 법회의 민간 파생력을 생각해서 매년 ‘새봄(立春)맞이 부처님 씻어드리기 및 3업 청정 정진’이라는 이름으로 입춘법회를 진행하고 있다. 그저 운수부적이나 나눠주는 법회가 아니라 입춘의 의미르 불교적으로 해석해 여법한 의식을 창안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열린선원의 이 독특한 입춘법회 불공은 차츰 입소문을 타고 교계에 알려지고 있는 중이다. 이날 법회에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의 김종규 이사장과 동방불교대학 교학처장 하춘생 교수, 양시영 사진작가, 민병오 민주통합당 정책실장 등 각계 인사들도 동참해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