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 스님께서 주신 108염주와 영치금입니다. 염주는 백두산 주목 나무를 손으로 일일이 깎아 만든 것입니다. 스님 잘 있다 나오겠습니다. 봉도사 합장 넙죽~~”

12월 26일 오후 구속수감을 앞둔 정봉주 전 의원이 23일 오후, 자신의 입장을 명진 스님으로부터 받은 108염주와 영치금을 소개하는 특유의 쾌활함이 묻어나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bbk_sniper)를 통해 밝혔다. 실형선고를 받은 후(22일) 하루 만에 나온 반응이다. 명진 스님과 정봉주 전의원은 23일 오후 2시경 홍대 근처에서 만났다.

정봉주 전 의원이 올린 사진에는 염주와 명진스님의 편지 한 장이 담겨 있다. 이 편지에는 “달려라 정봉주! 울지마 정봉주! 탈옥해 정봉주!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세상”이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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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염주를 목에 걸고 있는 정봉주 전의원. 구속수감을 앞둔 정 전의원에게 명진스님이 선물한 염주다. 사진=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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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스님이 자신의 신간 <중생이 아프면 부처도 아프다>에 사인을 하고 있다. 명진스님이 '미래의 대통령 봉도사 정봉주 의원'이라고 적고 있다.

이 글과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정말 가슴이 아프네요”, “이 추운날 봉도사님의 마음은 어떨까 헤아리려 해도 잘 헤아려지지 않습니다”, “지금을 기억하고 응원하는 국민들이 함께임을 잊지마시길 바랍니다”라며 응원의 글을 전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이 공개한 편지는 실형이 선고된 직후, 명진 스님이 직접 쓴 것으로 알려졌다. 명진 스님은 지난 22일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린 사인회에서도 “정봉주 전 의원이 참석하기로 했는데 검찰에 출석해야 한다며 결국 못 온다고 연락이 왔다”며 “정말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세상”이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낸 바 있다.

정봉주 의원의 트위터를 본 누리꾼들은 리트윗을 통해 이 사실을 확산시키고 있다. 명진 스님도 페이스북에 정봉주 전의원을 만난 사실을 알렸다. ‘명진스님, 정봉주 만나 영치금, 백두산 108주목 단주 전달!’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명진 스님이 페이스북 글에는 수많은 댓글이 붙고 있다.

“스님, 감사합니다. 그래도 스님이 계셔서 희망을 봅니다.” “좋아요 좋아요 취소” “왜 눈물이 나죠? 이해할 수 없는 결과에 화나고 분하고 억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분명 역사가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 줄 때까지, 아픔을 딛고 더 큰 거목으로 다시 태어날 정봉주, 달려라 정봉주” “눈물납니다. 무고한 정의원이 징역을 선고받고 ‘성탄절 특사’로 도박 연예인이 나오는 오늘의 한국. 그럼 불교 믿는 대통령이 나온다면 석가탄신일 특사도 있을까요?” “事必歸正, 담금질을 견디면 향기를 발할 것입니다” “스님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스님의 응원으로 정 의원도 큰 힘 얻었을 껍니다” “힘내세요 스님” “명진스님 나중에 수행하실 절 이름을 봉도사로 하십시오”

한편 정봉주 전 의원은 ‘나는 꼼수다’ 제32회 방송에서 명진 스님과의 각별한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명진 스님이 최근 전화를 걸어와 “너의 가족이 몇 명이냐고 묻길 래 아내와 아이 들 넷이라고 하니까, 너희 넷 다 머리 깎고 중이 돼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나꼼수’ 광주 공연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두 사람은 끈끈한 정을 맺고 있다. 명진 스님은 지난 출판기념회에서 정봉주 전 의원이 남양주 봉인사 철안스님과 오랜 인연을 갖고 있는 불자임을 밝힌 바 있고, 이번에 구속수감을 앞두고 백두산 108염주와 영치금, 편지글을 전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