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일 스님(전 대전사 주지)이 지난 9월 5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재심호계원 판결 이후 총무원에 승적증명서 발급을 요청했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발급해 주지 않았다”며 “총무원 총무부는 호계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승적정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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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일스님이 9월 5일 오후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에 들러 승적증명서 발급을 강하게 요청했으나, 담당팀장의 발급신청서를 작성해 신청하면 총무부장의 결재를 받아 발급하겠다는 거듭된 답변을 듣고 '승적증명서' 발급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법일 스님은 “지난 8월 19일 호계원이 승적부에서 구족계를 삭제한 것은 무효라고 최종 판결했다”면서 “누구보다 종헌종법을 지켜야 할 총무원 총무부장이 재심호계원의 판결까지 무시해도 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법일 스님은 총무부가 승적증명서를 발급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은해사 종회의원 출마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술수로 보인다는 주장도 펼쳤다. 승적증명서는 본인이 발급신청을 하면 발급하도록 되어 있으며, 그동안 누구든 당사자가 발급요청을 하면 즉시 발급돼왔기 때문이다.

법일 스님은 “은해사에서는 내가 뭘 하려 해도 안 된다는 소문이 말사에까지 쫙 나 있다. 나의 승적 문제는 은해사 종회의원 선거로 시작된 문제로 승적을 확인하려는 것은 이런 소문을 확인하려 했던 것”이라며 “호계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만약 승적정정이 안됐다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호계원 등 판결을 가지고 선거 출마 자격 여부를 따질 것”이라고 했다.
법일 스님의 이같은 발언은 오는 10월 10일 치러지는 은해사 중앙종회의원 선거에 출마 의사를 공식 표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종회의원 출마 자격이 총무부의 호계원 판결 무시에도 불구하고, 승적이 고쳐지지 않고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가의 여부를 중선위에 묻겠다는 것이다.

법일 스님은 기자간담회 직후 다시 총무부를 찾아가 승적증명서 발급을 재차 요구했지만 총무부 관계자는 총무부장의 외유로 내부결제가 어려워 승적증명서 발급 신청서를 작성해놓고 가시면 추후 결재를 받아 승적증명서를 발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법일 스님은 총무부장이 공석이라고 승적증명서 발급을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승적증명서의 발급을 강하게 거듭 요구했다.

그러나 담당팀장은 현재 승적 정정은 이루어졌으며, 다만 (법일 스님의) 승적증명서 발급문제는 특별한 사항으로 총무부장 스님의 결재를 얻어 발급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담당팀장은 현재 총무부장 영담 스님은 북한 묘향산 보현사에서 봉행하는 고려대장경 판각 천년을 기념하는 조국통일 기원 남북 불교도 합동법회참석을 위해 방북 중이고 9월 7일 귀국하므로, 8일까지 법일스님의 승적증명서 발급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법일 스님의 구족계문제는 작년 11월 29일 법계위원회에서 문제없다는 결정이 났으며, 지난 5월 30일 초심호계원과 8월 19일 재심호계원이 문제없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